“대표팀 운영에서는 존중과 대화, 책임과 헌신이 중요”
홍 감독은 29일 서울 중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감독 내정 발표 이후 22일, 공식 선임 이후 21일만이다.
앞서 홍 감독은 선임 이후 울산 HD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점, K리그1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짧게 입장을 밝혔다. 시즌 중임에도 기존 소속팀에서 물러나 대표팀으로 가는 상황에 대해 "나는 나를 버렸다"라고 말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후로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지난 15일에는 코칭 스태프 선임을 위해 유럽으로 떠나며 "응원해달라"는 짤막한 말을 남겼을 뿐이었다.
이에 이날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많은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홍 감독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는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가 빚어지며 문체부 감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홍 감독은 '죄송하다'는 말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울산 팬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한다"면서 "울산과 K리그 팬 여러분께 사죄드리고 비판을 수용하겠다.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이 자리에서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울산에서 움직이지 않을 뜻을 밝혔던 그가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한국 축구의 기술 철학'이었다. 협회는 최근 각 연령별 대표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기술 철학을 발표한 바 있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통한 축구 발전을 이끌 적임자로 홍 감독을 지목, 그는 고민 끝에 직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최근 흔들리는 대표팀의 상황도 마음을 바꾸는 데 한 몫했다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에서의 문제점이나 아시안컵에서의 상황에 안타까웠고 제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 이사의 이야기에 고민을 했다. 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표팀 운영에서는 존중과 대화, 그리고 책임과 헌신이 중요하다"면서 "선수와 스태프 모두 서로를 존중해야 하며 지켜야 할 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술적 부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공을 소유하면서 주도적으로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진성과 과감성을 갖춰 상대를 무너트려야 한다"고 했다.
홍 감독은 유럽 출장에서 코치 선임 작업 뿐만 아니라 손흥민, 김민재 등 대표팀 주요 선수들과 면담을 가지기도 했다. 유럽 출신 코치를 비롯, 한국인 코치들의 면면도 곧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일정은 9월 A매치 기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이다. 다가오는 9월 5일 팔레스타인전(홈), 10일 오만전(원정)이 홍명보호의 첫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