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최대 아킬레스건…한동훈, 윤과 차별화 및 당내 그립감 높여야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 당 지지기반 확대 등이 차기 도전의 충분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사법리스크’가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한동훈 이재명 대표 모두에겐 또 다른 잠룡들의 거센 도전도 기다리고 있다. ‘별의 순간’을 잡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연임에 성공하며 ‘이재명 체제 2기’를 띄웠다. 당대표 연임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이 대표는 8월 18일 전대 수락연설에서 “국민과 당원동지는 제게 제1야당 대표라는 막중한 임무를 다시 주셨다. 꿈과 희망이 희미해지는 대한민국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민생을 구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민주당은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 삶을 확실하게 책임지는 더 유능한 민생 정당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대표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군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한 대표는 각각 85.40%와 62.84%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대표에겐 정권 탈환을, 한동훈 대표에겐 정권 재창출을 기대하는 각 진영의 여론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런 지지층을 기반으로 둘은 차기 대권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 앞에 탄탄대로만 놓여있는 것은 아니다. 3년 후인 2027년 대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한동훈 대표 역시 당원들에겐 큰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내 그립감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송석준 김예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박정훈 의원 등이 ‘한동훈 사단’으로 꼽힌다. 친한계 그룹은 초·재선 의원들이 주축이다. 여전히 ‘친윤계’가 당내 주류로 다수를 점하고 있다. 친윤계 및 중진들과 관계는 전대 과정에 불거진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취소 청탁’ 폭로 등으로 여전히 껄끄러운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 영향력을 키우려면 공천권을 쥐고 있어야 한다. 한동훈 대표로선 아쉬운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현행 당헌·당규상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는 사람은 대선 1년 6개월 전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한 대표가 차기 대선에 나서려면 2025년 9월에는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2026년 지방선거에서 한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 지난 6월 ‘이재명 대권 맞춤형’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당대표가 대선 출마할 경우 선거일 1년 전 사퇴’에 예외규정을 두는 당헌·당규 개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한 후 차기 대선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질 시점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 당 장악력 면에서 이 대표가 한 대표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어 지난 6월 기소된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 재판이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이 대표는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을 번갈아 가며 출석해야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검찰’이 이 대표를 사법적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한 법률 전문가는 “대장동·백현동 및 성남 FC 사건은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기록만 20만 쪽에 달한다. 한 트럭 정도 분량으로 복사비만 1000만 원 정도 들었다. 또한 검찰은 성남 FC 사건 재판에 400명이 넘는 증인을 신청했다”며 “1심만 수년간 진행될 수 있다. 차기 대선까지 끝나지 않는다. 검찰이 혐의를 입증해 유죄를 받아낼 자신이 없으니까 ‘사법리스크’ 꼬리표만 붙이려고 사실상 재판 지연 전술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재판은 이르면 오는 10월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대법원 판결도 2027년 대선 전후로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거나, 위증교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의원직도 상실할 수 있다. 이 대표로선 정치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한동훈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넘어왔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보이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석열 정부는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 김건희 여사 명품수수 사건, 채 해병 수사외압 의혹,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등 각종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4월 총선 이후 20~30%대에 갇혀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7%에 그쳤다. 반면 부정평가는 63%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8%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야당은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법, 청문회, 국정조사 등 다양한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당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한동훈 대표 입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한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이후 한 달 넘게 윤석열 정부와 관련된 사안에 침묵하고 있다.
당초 한 대표는 전대 출마 선언하면서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제3자 추천’을 조건으로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당대표 선출 이후 한 대표 측에서는 ‘제보공작 의혹’ ‘독소조항 제거’ ‘민주당 법안 철회’ ‘공수처 수사 이후’ 등 조건을 계속 붙이며 특검법 발의를 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대표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해 “인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디올백 명품수수 사건에 대해서도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을 두고는 “사법적 판단은 국민 눈높이”라고 운을 뗐다가 잠시 멈추더니 “어차피 결국 팩트와 법리에 관한 것이다. 거기에 맞는 판단을 검찰이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상세히 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야권 한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 황태자’로 알려져 있다. 차기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인기 없는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고, 현 권력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를 ‘비윤’이라고 분류하지만, 제대로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윤 대통령에 반대하는 입장도 공식석상에서 못하고 측근들을 통해 뒤에서 흘릴 뿐이다. 행동까지 옮긴 것은 전무하다. 이 모습을 유지한다면 한 대표는 ‘인기 없는 대통령’과 같이 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 선출 직후 제안한 여야 대표회담에 즉각 응답한 것도 한동훈 대표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에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 입장에서는 여야 대표회담으로 여당 차기 대선주자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반면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여야 대표회담이 영수회담으로 오는 지렛대 역할이라고 판단해, 한 대표의 자기정치를 위한 결정에 불편한 기색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역시 8월 20일 일요신문 유튜브 채널 ‘신용산객잔’에 출연, 한동훈 대표 리더십에 대해 “위험해 보인다”며 “당대표로서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한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 원인을 “참모들하고 논의를 안 한다. 무엇이든 혼자 결정하고 통보하는 것이 문제다. 매일 집에 일찍 들어가 혼자 반신욕을 하면서 생각하다가 결정을 내리고 텔레그램으로 통보를 한다고 한다”며 “아직 본인이 검사인지 정치인인지 헷갈리는 것 같다. 법조인과 정치인 사이 몸을 반만 담갔다.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는데 법률적 판단을 한다. ‘반신욕 리더십’을 타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투표율 70%가 넘어가는 대선에서는 집토끼뿐 아니라 중도층을 잡아야 승리할 수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기본노선보다 좌클릭(한동훈), 우클릭(이재명)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이유다. 한 대표는 취약계층 전기요금 추가 지원에 이어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신설을 꺼내들며 진보진영의 ‘평등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종합부동산세 완화로 입장을 선회했고, ‘신성장·신산업’을 강조하며 보수진영의 핵심 의제인 ‘성장’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도층에서도 이 대표가 비슷한 양상으로 앞서나갔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본인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 중 이 대표를 지지하는 비율은 50.6%, 한 대표 지지는 29.1%를 기록했다. 이어 ‘잘모름·무응답’ 층에서는 이 대표와 한 대표 지지율이 각각 35.0%와 20.0%로 나타났다(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