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대표이사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지지 못 얻어”…9월 25일 주주총회 연기 전망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29일 각각 긴급이사회를 소집하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두산그룹이 지난달 11일 사업구조 개편을 발표한지 49일 만이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든 뒤 두산밥캣을 상장 폐지하려던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양사는 각각 대표이사 명의 주주 서한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들과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앞으로 시장과의 소통, 제도 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구조 개편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 관련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 사항을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주주총회 등의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당초 오는 9월 25일 예정된 주주총회 날짜도 연기될 전망이다.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 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은 지속 추진된다. 이럴 경우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리돼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남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개편을 마치면 차입금 7000억 원 감소 등을 통해 1조 원 상당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11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 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고, 분할합병·주식교환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이후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이 주주 권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두 차례에 걸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