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각 구단 매번 시즌 중 보직 변경 …“너무 자주 쓰는 ‘충격 요법’은 효과 미미”
염경엽 감독은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코치 교체 이유를 설명했지만 공교롭게 LG는 전날(28일) KT전에서 4-1로 앞서다 8회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0회 4-8로 역전패를 했다.
LG는 앞서 7월 중순에도 투수코치를 변경한 바 있다. 당시 김경태 1군 투수코치를 재활군 코치로 내리고, 재활군에 있던 최상덕 코치한테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겼다. 김경태 코치는 올 시즌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등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군에 올라온 최상덕 코치는 44일 만에 다시 재활군으로 돌아가게 됐다.
두산 베어스는 7월 22일 1군 투수코치에 권명철 2군 투수코치를 올리고, 1군 투수코치였던 박정배 코치를 불펜코치로, 김지용 불펜코치는 2군 투수코치로 보직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보직 변경 사유도 “분위기 쇄신을 위한 교체”로 다른 팀과 다를 바가 없다. 두산도 올 시즌 투수코치를 바꾼 건 LG처럼 두 번째다. 지난 5월 두산은 조웅천 1군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려보내고, 박정배 불펜코치한테 1군 투수코치를 맡겼다. 투수 파트 외에도 배터리, 작전 및 주루 파트의 코치를 모두 교체했다. 이때도 “분위기 쇄신”이 교체 이유였다.
SSG 랜더스는 5월 29일 조원우 벤치코치를 수석코치로, 송신영 수석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배영수 1군 투수코치를 퓨처스(2군) 투수코치로 보직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윤재국 퓨처스 작전·주루코치는 1군 작전·주루코치를 맡기로 했고, 기존 임재현 1군 작전·주루코치는 퓨처스 작전·주루코치로 자리 이동했다. 당시 SSG는 선두권 경쟁을 펼치다 7연패에 빠지면서 순위가 6위까지 내려간 상황이었다.
한화 이글스도 역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7월 5일 양승관 전 NC 코치를 수석코치로, 양상문 해설위원을 투수코치로 신규 영입하면서 정경배 수석코치를 타격 총괄로, 박승민 투수코치를 투수 코디네이터로 보직 이동한 바 있다.
KIA 타이거즈는 6월 29일 손승락 퓨처스 감독을 1군 수석코치로, 수석코치였던 진갑용 코치를 퓨처스 감독을 맡게 하는 자리 이동을 단행했다.
삼성 라이온즈도 7월 5일 수석·투수·타격코치를 모두 바꿨다. 박진만 감독이 영입한 이병규-정민태 코치가 퓨처스로 내려갔고, 수석 겸 투수코치는 정대현 퓨처스 감독한테 맡겼다. 다치바나 요시이에(일본) 3군 타격 코치도 1군으로 승격했다. 강영식, 채상병 퓨처스 투수코치와 배터리 코치는 각각 1군 불펜코치와 배터리 코치에 배치했다. 전반기를 4위로 마감했던 삼성은 당시 5연패에 빠져 있어 선수단에 ‘충격 요법’을 주기 위해 코치직 변경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코치진 보직 변경은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너무 자주 쓰는 ‘충격 요법’과 ‘분위기 쇄신 차원’은 그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팀의 한 코치는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제일 만만한 게 코치 자리를 건드는 것”이라면서 “감독을 바꿀 수도 없고, 선수를 2군으로 내려보낼 수 없을 때 구단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코치진 이동밖에 없어 코치 입장에선 억울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