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체육회 “지도자의 보호 의무 다하지 않아”…남현희 측 “징계 수위 과도…소송으로 다툴 것”
4일 채널A에 따르면 서울시체육회는 지난 8월 22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남 씨에 대한 이 같은 조치를 최종 의결했다. 남 씨는 6월 18일 서울시펜싱협회로부터 최고 수준 징계인 ‘제명’ 조치를 받았는데, 남 씨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한 바 있다.
서울시체육회는 남 씨에게 내린 자격정지 7년 조치와 관련해 “지도자의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 당시 동업자인 전청조씨가 펜싱학원 학부모 간담회에서 피해 내용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행위를 제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점 등을 비위행위로 보고 징계 요구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민체육진흥법에 의거, 체육단체 임직원, 지도자, 심판, 선수, 사설 학원 운영자 등은 체육계 인권 침해를 비롯해 비리나 의심 정황을 인지했다면 스포츠윤리센터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서울시체육회 징계 절차는 2심제(서울시펜싱협회-서울시체육회)로 이뤄진다. 남 씨의 징계 효력 기간은 올해 8월 22일부터 2031년 8월 21일까지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위원회가 의결한 징계는 그 즉시 징계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1심 격인 서울시펜싱협회는 남 씨에게 제명 징계를 내렸다. 남 씨가 운영하는 펜싱 학원 수강생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등 지도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스포츠윤리센터가 지난 3월 징계 요구를 의결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있는 남 씨 학원에서 일하던 지도자 A 씨가 미성년자 수강생 2명에게 수개월 동안 성추행 등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피해자 측 고소가 지난해 7월쯤 경찰에 접수됐다. A 씨는 고소가 이뤄지고 나서 수일 후 원내에서 성폭력 의혹이 공론화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 피해자 측 요청으로 스포츠윤리센터가 진상 파악에 나섰고, 남 씨가 A 씨 관련 정황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려 징계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남 씨는 전 연인이자 동업자인 전청조 씨(28)의 피해자들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제지하지 않아 명예훼손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도 징계를 요구받았다. 재벌 3세를 사칭해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전 씨는 오는 12일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남 씨 측은 징계 조치에 불복한다는 입장이다. 남 씨 측 변호인은 “펜싱협회가 ‘중대한 사회적, 경제적 폐해가 야기된 경우’라고 이유를 밝혔는데 전청조에게 속아서 이용당한 것이 경찰의 불기소 결정을 통해 확인됐음에도 이를 모두 남현희 감독의 잘못으로 봤다”며 “훨씬 더 심각한 다른 사안들과 비교해 볼 때 이번 징계 수위의 과도함이 확인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이런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례적”이라며 “여전히 의아한 부분이 많고 이번 의결은 소송이 아니어서 객관적인 판단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에 곧 소송 절차로 다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