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매체’ 문제 보기 오류…“1문제로 당락 결정되는 학생들에게 심각한 문제”

9월 모의고사 문제 해설지에 따르면 ‘들녘을’의 ‘을’은 형식 형태소기 때문에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적용하지 않고 [들녀클]로 발음해야 한다. 출제 의도가 ‘녀’와 ‘려’의 맞고 틀림을 가리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국립국어원을 통해 ‘들녘’이라는 단어의 표준 발음을 묻는 상담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정확히 들녘을 단어의 표준 발음을 묻는 상담은 아니었지만 이와 유사한 ‘들녘에서’의 표준 발음에 대한 질문이었다. 국립국어원은 “들녘에서의 표준 발음은 [들:려케서]다. 표준발음법 제20항에 따르면 ‘ㄴ’은 ‘ㄹ’ 뒤에서 [ㄹ]로 발음하고, 제13항에 따르면 홀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와 결합하는 경우 제 음가대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하므로 [들:려케서]로 발음된다”고 설명했다.
표준 발음 변환기에 ‘들녘을’을 검색하면 결과는 [들려클]로 나온다. 국립국어원과 같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표준 발음 변환기는 한글 맞춤법 규정의 표준 발음법 규칙에 따라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과 (주)나라인포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서비스다.
이 문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게시자는 “교과서에도 잘못 기재되어 있는 것 같던데 그대로 가져다 쓰시다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9월 모의평가 해설에는 [들녀클]이 맞다는 전제로 설명되고 있다. 학생들이 ‘녀’가 당연히 맞다고 오해할 수 있다.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906/1725588103301315.jpg)
한 대치동 학원강사는 “교육청에서 출제하는 모의고사도 이런 식의 검수 미비는 없었던 것 같다. 복수정답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해석상의 견해차로 인한 거지, 아예 문항에 허점이 있지는 않았다. 저런 수준의 오류는 마감에 쫓겨서 출제했거나 검토 의지가 없어야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의대생처럼 1~2문제로 당락이 결정되는 학생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9월 모의고사는 작년 수능, 지난 6월 모의고사보다 쉬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BSi에 따르면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은 96점 이상이어야 국어 영역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장 문제가 맞다 틀리다를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7일 토요일까지 이의 신청을 받고 있다. 평가원이 심사 후 9월 모의고사 정답 확정일인 21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