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셰커 9단 상대 3:0 완파…개인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결승5번기 3국에서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이 중국 셰커 9단을 상대로 23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3-0으로 우승했다.
지난 8월 12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1국에서 341수까지 가는 혈전 끝에 반집승으로 선취점을 얻은 이치리키 료는 14일 이어진 2국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우승에 청신호를 밝혔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에서 3국에 나선 이치리키 료는 중반 한때 역전당하며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지만 결국 역전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치리키 료는 “세계대회에서 일본 기사들의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고 항상 그 상황을 타파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면서 “응씨배 우승을 하게 돼 안심이 되는 마음이 들었고 트로피를 들고서야 실감이 난다. 뿌듯함은 있지만 앞으로 다른 세계대회에서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며 기뻐했다.
일본의 세계대회 우승은 2005년 제9회 LG배(장쉬 9단) 이후 19년 5개월 만이며, 결승 진출 또한 2018년 제22회 LG배(이야마 유타 9단) 이후 6년 만이다. 그동안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일본은 이치리키 료 9단의 결승 진출로 많은 이목이 집중됐었다. 결승3국이 열린 날 공개해설장에는 100명이 넘는 팬들이 찾았고, 대국이 이뤄진 상하이 현지에는 일본 주요 매체 기자들이 취재를 나서기도 했다.
이치리키 료 9단은 한국의 홍맑은샘 4단의 제자로 한국식 교육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 반)이다. 응씨배의 우승 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약 5억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