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명예교수 경고, ‘의대 증원보다 저출산이 더 큰 문제’…‘응급실은 빙산의 일각’
성 교수는 “이번 의료사태를 통해 가장 망가진 것은 필수의료”라고 강조했다. 특히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대학병원에서 주로 다루는 난치, 희귀질환 전문 의료진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성 교수는 “지금은 응급실 문제만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희귀, 난치, 심장, 뇌 수술, 암 치료할 곳이 없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의대 교수들의 처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성 교수는 “의대 교수 연봉이 까발려졌는데, 의대 교수는 현타가 오도록 못 번다”며, “솔직히 좋은 공대 교수 대부분이 더 벌고, 의대 교수처럼 새벽 회진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 교수는 필수의료 전공 교수들의 경우 개업 등의 대안이 없어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성 교수는 의대 정원 문제를 단순히 숫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청년 인구 대비 비율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1984년은 의대 입학정원이 1820명으로 만 20세 인구 0.21%였지만, 2023년에는 의대 입학정원 3058명으로 만 20세 인구 0.54%가 의대 입학 정원이었다. 이어 증원이 없다 하더라도 2040년에는 의대 입학정원 3058명은 만 20세 인구 1.1%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설사 의대증원이 없어도 저출산의 영향으로 의대생 비율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의대 증원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의대증원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저출산 때문에 생기고 있다”며, “지금은 의대정원을 줄이는 것을 의논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성 교수는 “현재의 의료 체계에서 단물만 빠는 병원은 더 유리해졌고, 묵묵히 필수의료를 맡던 곳은 이제 현타가 오고 미래도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응급실 문제만 말하지만, 희귀, 난치, 심장, 뇌 수술, 암 치료 할 곳이 없어지고 있다. 결국 이것이 개혁인가? 폭망이다. 글 쓰면서도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