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 ‘로스트 레이크’ 지름 2m 구멍으로 물 빠져나가
늦가을이나 겨울에 ‘로스트 레이크’를 방문하면 사실 평범해 보인다.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잔잔한 호수만 있을 뿐 특이점은 없다. 하지만 늦은 봄이나 여름철에 방문해 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호수는 온데간데 없이 흙바닥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호수의 수위는 매년 겨울이 되면 가장 높아졌다가 봄이 되면 빠르게 물이 빠지기 시작해 여름이 되면 초원으로 변한다.
윌라메트 국유림에 위치한 이 호수에 이렇게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지름 2m가량의 화산 구멍 때문이다.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이 구멍은 약 1만 2000년 전 발생한 화산 활동의 결과물이며, 현재 오리건주 캐스케이드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욕조의 배수구처럼 작은 구멍 안으로 호수의 물이 빠지는 마법 같은 모습을 보면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계절과 유량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물이 아무리 흘러내려도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봄이 되면 배수구가 활짝 열리기 때문에 보다 빠른 속도로 물이 빠져나간다.
다만 구멍으로 흘러내린 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미스터리다. 물이 다공성 암석을 통해 스며들어 지역 일대에 샘물을 공급하는 대수층을 채운다고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신비한 ‘로스트 레이크’는 여름이 되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낸 배수구를 보기 위해 찾는 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 ‘불레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