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빌리프랩과 함께 ‘뉴진스 사내 괴롭힘’ 부정했던 어도어, 국정감사서도 같을까
15일 하니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및 지방고용노동청·노동위원회 등 고용노동부 소속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하이브의 최고인사책임자(CHRO)이자 지난 8월 27일 어도어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주영 대표도 증인으로 함께 같은 자리에 선다. 이들은 이날 하이브 내에서 발생한 뉴진스 괴롭힘 사건에 대해 각각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하니를 포함한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9월 1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하이브 측 인사로 어도어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뉴진스에 대한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하니는 얼마 전 회사 내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와 마주친 자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눴으나 상대 측 매니저가 아티스트에게 자신을 무시하도록 종용하는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당시 하니는 상대 측이 누구인지 언급하지 않았으나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빌리프랩 소속 걸그룹 아일릿의 매니저'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 내용은 뉴진스 멤버들과 그 부모님, 하이브 및 빌리프랩, 어도어 새 경영진 등 관계자 모두에게 공유된 사안이었으나 하이브와 어도어 측이 CCTV 영상 등 관련 증거물을 누락하거나 하니가 문제제기를 한 시점에서 한참 지난 뒤에야 공개하는 등 일처리를 흐지부지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특히 어도어 김주영 신임대표는 멤버들의 부모님이 소속사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힌 입장을 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하이브와 빌리프랩의)추가 반박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한 게 알려지면서 사실상 멤버들을 보호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를 두고 뉴진스 팬들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직장 내 괴롭힘)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근로기준법의 전속 수사권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수사 의뢰 진정을 접수했다.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되는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관건인데, 이 경우 하니처럼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되는 연예인들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로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게 선행돼야 한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이 점에 대한 정의 확립이 우선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일 하니 등 뉴진스 멤버들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고, 하이브 내에서 미성년자가 포함된 뉴진스 멤버들을 고의로 따돌려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켜 근로기준법상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날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등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국정감사 자리는 김주영 어도어 대표가 대표직 선임 후 대중들 앞에 서는 '첫 공식석상'이기도 하다.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기 전까지 김 대표는 하이브, 빌리프랩과 마찬가지로 하니의 괴롭힘 피해 주장을 사실상 부정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만큼 이날 그가 이전과 동일한 입장을 취할 것인지, 반대로 소속사로서의 아티스트 보호 대응 부실 등이 지적될 것인지 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하니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국회 국정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바지에 흰 니트를 맞춰 입은 그는 몰려든 취재진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본청 안으로 들어갔다. 김주영 대표도 비슷한 시각 검은색의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하니와 김주영 대표가 출석하는 환노위 국감은 과도한 취재 경쟁을 우려해 현장 취재가 제한됐으나 회의 상황은 국회방송 유튜브 채널과 국회 인터넷 의사중계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방송될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