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로 스튜디오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부진…데브캣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미확정
#부진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서비스 대폭 축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니트로 스튜디오는 넥슨코리아로부터 운영자금 430억 원을 지원받았다. 총 차입 규모는 670억 원이다.
니트로 스튜디오는 허민 전 네오플 대표의 원더홀딩스와 넥슨으로부터 각각 절반 지분으로 투자를 받아 2020년 8월 설립한 회사다. 2024년 2월 원더홀딩스가 모든 지분을 넥슨코리아에 매각하면서 니트로 스튜디오는 현재 넥슨코리아의 100% 자회사다.
니트로 스튜디오는 2023년 1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드리프트)를 출시했다.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카트라이더)의 차기작이다.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넥슨은 드리프트의 흥행을 극대화하기 위해 2023년 4월 카트라이더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기대와 달리 드리프트 흥행은 실패했다.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이 산출한 드리프트 글로벌 이용자 규모를 살펴보면 2023년 1월 출시 당시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4688명이었으나, 올해 8월 100명 전후로 급격히 떨어졌다. 니트로 스튜디오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2023년 기준 매출은 47억 원, 영업손실 244억 원, 당기순손실 343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81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니트로 스튜디오는 라이브 개발 인력을 대거 감축하고, 드리프트의 서비스를 대폭 축소했다. 당분간은 한국·대만 PC 플랫폼 운영에만 집중할 방침이다. 2025년 2월 말부터 모바일과 콘솔 플랫폼 서비스를 중단한다. 한국·대만을 제외한 글로벌 전역 PC 서비스도 종료한다.
넥슨코리아의 2023년 12월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니트로 스튜디오에 대여한 금액 총 500억 원, 전액이 손실충당금으로 설정돼 있다. 손실충당금이란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금액을 의미한다. 넥슨코리아는 니트로 스튜디오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니트로 스튜디오 직원들이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넥슨코리아가 모든 지분을 인수했다”며 “드리프트 게임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비노기 모바일’ 출시는 언제쯤?
넥슨코리아는 지난 10월 11일 자회사 데브캣에도 470억 원을 대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넥슨코리아가 데브캣에 빌려준 돈은 모두 930억 원이 됐다. 데브캣 역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마비노기’ 시리즈를 출시한 데브캣은 넥슨 산하 게임 개발 스튜디오였다. 그러다가 2020년 8월 원더홀딩스와 넥슨의 합작 법인 형태로 분사했다. 설립 당시 넥슨과 원더홀딩스의 지분은 각각 50%이었다. 그러다가 올해 2월 넥슨코리아가 원더홀딩스 지분 5.54%를 사들여 과반 이상인 지분 55.54%를 확보했다.
데브캣이 기존에 개발했던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은 넥슨코리아 라이브 전담 부서로 이관됐다. 직접 운영하는 게임이 없기 때문에 데브캣의 매출은 없다. 데브캣은 2017년부터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 중이다. 2027년 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슨은 마비노기 IP를 손쉽게 포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블록버스터급 IP를 오랫동안 성장시켜 나가는 ‘종적 확장’ 전략과 차세대 블록버스터급 IP를 육성하는 ‘횡적 확장’ 전략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비노기를 ‘블루 아카이브’와 함께 횡적 확장 전략의 선두주자로 꼽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 특성상 게임을 출시하기 전까지는 매출을 못 내고 개발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을 섣불리 출시하면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완성도를 위해 출시 시점을 늦추는 것이 게임 업계에서는 비일비재하고, 그런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넥슨 관계자는 “데브캣은 라이브 운영하는 게임 없이 개발만 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없고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넥슨코리아가 자본금이 떨어진 데브캣에 운영자금을 지원한 것”이라며 “마비노기 모바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계속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