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예선 최대 고비 넘어, 순조로운 세대교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월 A매치 기간 치러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일정에서 3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번 승리로 대표팀은 3차 예선 4경기에서 3승 1무로 승점 10점을 기록 중이다. 당초 조 1위 경쟁팀으로 거론되던 요르단과 이라크를 모두 잡아내며 승점 3점 차이로 따돌리게 됐다.
당초 불안감이 엄습했던 대표팀이다. 앞서 지난 1월 열린 아시안컵에서 이들은 요르단을 상대로 매우 고전했다. 조별 예선에서 한 차례 만나 승리하지 못했으며 결국 대회 4강 탈락 당시 상대도 요르단이었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요르단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월드컵 예선 일정에서는 요르단 원정이었기에 우려가 더 컸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재성과 오현규의 연속골이 터지며 2-0 완승을 거뒀다.
이라크 또한 까다로운 상대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영입 리스트'에 올려놨던 헤수사 카사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팀이다. 아시안컵에 앞서 열린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가까스로 1-0 신승을 거둔 바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라크전에서는 대체로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실점은 경기 막판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향후 일정은 이번보다는 순조로울 전망이다. 11월 A매치 기간에는 쿠웨이트와 팔레스타인 원정이 차례로 예정돼 있다. 쿠웨이트는 한 때 아시아 강호로 분류되던 시절이 있었으나 2010년대 중반 FIFA로부터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으며 몰락했다. 2000년대 중반 50위권이던 피파랭킹은 어느덧 100위권 밖으로 훌쩍 밀려났다.
젊은 자원들의 활약도 반갑다. 이번 일정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이 소속팀에서의 부상으로 빠졌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출전한 황희찬 역시 요르단과의 첫 경기에서 이른 시간 부상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대체 자원으로 나선 2003년생 배준호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이에 더해 20대 초중반의 젊은 공격수들인 오세훈, 오현규도 나란히 골맛을 봤다. 이들 모두 이번 2연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축구협회만큼은 여전히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9월 국회 현안 질의에 직접 나서 협회 운영 관련 질타를 받았다.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다가오는 국정 감사에도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여자 U-17 월드컵 출장을 핑계로 출석은 피하게 됐다. 그 사이 문체부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를 꼬집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내부의 공격도 이어진다. 협회 노조는 연이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김정배 부회장을 저격하고 나서며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안팎으로 사퇴·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정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재출마 하더라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연일 내놓고 있다.
대통령마저 축구협회 관련 의혹을 밝히라고 언급할 정도로 그라운드 밖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월드컵 예선 일정만큼은 최대 고비를 넘기며 순조로운 모습을 보인다. 단 1개월 뒤 벌어질 A매치에서 안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