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1억 원 상당 범죄수익 기소 전 추징보전…“높은 수익률 자랑하는 업체 투자 신중해야”
29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와콘 대표 A 씨 등 2명을 지난 7월 구속 송치하고, 와콘 국장·지사장·센터장급 간부 40명을 이달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 등 2명은 지난 8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피의자들은 2022년 1월 15일부터 2023년 7월 3일까지 피해자 1만 671명으로부터 5062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사업 설명회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해외카지노 사업 등에 투자하여 발생한 수익으로 40일 후 원금과 이자 20%를 지급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전국 경찰관서에 접수된 490건의 가상자산 투자사기 관련 사건을 병합해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이중 A 씨가 설립·운영한 서울 본사와 전국 지사 및 피의자들의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했고, 피의자 42명을 포함해 프로그램 개발자·직원 등 관련자 50여 명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은 피의자들의 자택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명품시계 등을 압수했고, 추가 자금 추적 등을 통해 확인된 총 101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수익으로 취득한 다른 재산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폰지사기’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수익금을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충당해 온 것이다. A 씨는 해외 카지노 사업에 일부 투자하긴 했지만 피해자들에게 설명한 수익사업 활동은 거의 없었다. 또한 피의자들은 교부받은 피해금을 자신들의 수당 및 명품 소비, 요트, 토지구입 비용 등으로 대부분 사용했다.
피의자들은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실제 가장자산 예치 사이트인 것처럼 꾸며, 투자금이 안전하게 예치되고 약정 이자도 정상적으로 지급되는 것처럼 보여줬다. 하지만 해당 예치 사이트는 단순히 전산 담당이 입력한 숫자만 표시되는 것일 뿐 교부받은 현금과 가상자산은 모두 A 씨의 계좌로 입금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대부분 가상자산 비전문가인 60대 이상의 고령 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은 이들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투자 분야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안전성이 보장된다고 속였다. 또한 투자자 1명을 업체에 소개하면 그 투자액의 10%를 소개비로 지급하는 수법도 활용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서울경찰청은 가상자산 예치 사이트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후 투자금을 받는 사기 범행이 늘어나고 있다며, 투자방식이나 실제 수익금 발생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원금이 보장된다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곳이 있다면 신중하게 접근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