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건 유행 지나가고 10대 동경 대상으로 떠올라…보온·활동성 우수 ‘후드집업’ 교복 채택 학교 늘어
예전에 일본 교복패션을 완성하는 아이템은 카디건이었다. 한 30대 일본인 여성은 “특히 랄프로렌의 카디건을 모두가 동경했다”고 회고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중고생들은 어떨까. TBS가 ‘후드, 카디건, 스웨터 중 교복패션으로 정착할 아이템은 무엇인가’를 조사했다. 거리에서 만난 중고생 59명에게 물어본 결과, 후드가 2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한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은 “헐렁헐렁한 후드티와 교복을 매치하면 한국 느낌이 난다”고 했다. 고교 3학년 여학생은 “한국 드라마에서 후드 교복이 자주 나온다”며 “귀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행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TBS는 “한국 드라마 주인공들이 후드 교복을 입은 모습이 10대들에게 새로운 동경의 대상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활동성을 중시해 후드를 교복으로 채택하는 일본 중고교도 늘고 있다. 쌀쌀한 11월 아침, 후쿠오카시에 위치한 세이카여고의 등굣길이다. 학생들 모두 후드집업을 걸치고 있다. TBS에 따르면 “이 학교는 2년 전부터 후드집업을 교복으로 도입했다”고 한다.
세이카여고의 마키노 미사키 교사는 “코트는 무겁고 불편해 학생들이 잘 입지 않았다”면서 후드집업을 교복으로 채택한 이유를 밝혔다. 후드집업은 외투로 활용할 수 있고, 재킷 안에 껴입을 수도 있다. 따뜻하면서도 활동성이 보장돼 수업 중이나 동아리 활동에서도 편하다. 더러워지면 바로 세탁도 가능해 거의 100%에 가까운 학생들이 후드를 입고 있다고 한다.
도쿄 시나가와에 있는 세이료고교도 후드티를 교복으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료고교의 아오타 야스아키 교장은 “대충 입어도 되고 정해진 방식이 아닌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즐거움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TBS는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 초반 출생)의 특유의 자유로움과 다양성이 교복 트렌드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지바현의 한 시립중학교는 ‘젠더리스 교복’을 채택하기도 했다. 성별에 관계없이 학생이 원하는 대로 슬랙스나 스커트, 넥타이, 리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