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특례시장 “배드타운을 탈피해 첨단산업 중심의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
시는 '대곡역세권 지식융합단지'를 독립적으로 자족성을 갖춘 '에지 시티(Edge City)'로 조성할 방침이다.
'에지시티'는 원도심에 예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1991년 미국 저널리스트인 조엘 게로에 의해 대중화된 개념이다. 주요 특징으로는 충분한 업무공간, 상업·여가 중심의 도소매 기능, 주거보다 많은 일자리, 독립된 생활권, 비도시지역 등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실리콘밸리가 있다. 초기에는 제조업이나 산업단지가 없는 변방 지역이었지만, 첨단기술 기업의 입주와 성장으로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주택, 공공시설, 문화시설 등이 자연스럽게 확충됐다.
기업과 일자리가 도시성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팔로알토(HP), 마운틴뷰(구글), 멘로파크(페이스북), 서니베일(링크드인), 산호세(이베이·어도브), 산타클라라(인텔) 등 각 도시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판교가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강남의 주거 수요를 뒷받침하는 위성도시였던 분당신도시는, 판교를 자족도시로 조성하면서 테헤란밸리 IT기업들이 이전해 수도권 업무지구로 자리 잡았다.
고양시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중첩된 규제로 인해 대규모 산업시설과 대기업 유치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으나,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첨단산업육성 정책을 중심으로 일자리와 주거가 균형을 갖춘 도시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대곡역을 입체적 광역교통 복합환승체계를 갖춘 교통의 요충지로 개발하고 문화·산업이 융합된 복합 거점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곡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지하철 3호선(일산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까지 5개 철도노선이 만나는 펜타역세권이다. 서울 주요도심 접근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동서남북 방향으로 쉽고 빠르게 접근이 가능한 교통 요충지다.
시는 대곡역의 교통편의성과 성장 잠재력을 활용해 광역교통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고 입체적 복합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양한 철도 노선이 경유함에 따라 접근성과 이용객이 증가하지만, 가용 토지 부족 문제를 고려해 합리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프로젝트는 좁은 도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인공지반을 조성해 센 강변을 연결하는 실험적인 도시재개발사업으로, 지반 위에 건물을 지어 상업공간, 주거공간, 문화공간을 조성했고 지하에는 철도가 다니도록 설계했다. 리브고슈 지구에는 고층빌딩이 생겨 많은 기업이 들어왔고, 미테랑 국립도서관 같은 공공시설, 파리 7대학, 종합병원, 녹지를 갖춘 지역으로 조성됐다.
또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일즈포스 트랜짓센터 사례를 살펴보면,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대중교통의 허브역할을 하고, 여러 층의 건물에는 옥상공원, 11개 교통 시스템을 수용할 최첨단 버스 및 철도역인 서부그랜드센트럴역을 건설했다. 하루 10만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도록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교통망을 중앙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고양시는 다중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 서울,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하여 국내외 인재확보, 첨단산업 양성에 최적의 입지이며 주거기능만 담당하는 베드타운을 넘어서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첨단산업 중심의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곡역세권 지식융합단지를 자족 특화도시로 조성하여 자족성이 부족한 도시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하며, 광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통해 교통과 산업의 중심거점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