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군사훈련 직후 전북 전지훈련 합류 예정
송민규는 지난 19일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앞서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다.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었기에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호국 요람'이라는 인상적인 문구가 적힌 육군훈련소 입구에서 송민규를 만났다. 대부분의 훈련소 입소자들과 다르지 않게 훈련소 앞에서 전자 시계를 구매한 직후였다. 그는 "시계가 없어서 하나 샀다. 군대에선 시간이 중요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프로 입문으로 대중들 앞에 선 이후 가장 짦은 머리를 한 채 등장했으나 특별히 긴장하지는 않는듯 보였다. 육군훈련소가 그에게는 낯설지 않은 장소였기 때문이다.
송민규는 육군훈련소 소재지인 충남 논산 출신이다. 논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여전히 가족들은 고향에서 지내고 있다. 현재 본가도 육군훈련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이에 그는 훈련소 근처의 '악명 높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 평소 휴식일과 같이 집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훈련소로 향했다.
그럼에도 경험해보지 못한 장소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얻은 기회이지만 그는 아시안게임 당시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은 영광스럽고 즐거운 기억이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최근에는 당장 눈앞에 닥친 훈련소 생활에 대한 생각만 했다(웃음). 걱정은 되지만 성실하게 생활하고 돌아올 생각이다."
아시안게임 당시 함께했던 엄원상이 최근 군사훈련을 마친 바 있다. 소속팀 동료 박진섭도 지난 여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송민규는 "원상이형도, 진섭이형도 훈련을 다녀와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안해주더라. '훈련 열심히 해라. 무슨 얘기를 해도 와닿지 않는다. 직접 가서 경험해봐라'라는 말을 했다. 어떤 의미인지는 알 것 같다"며 웃었다.
'군사훈련의 꽃'은 사격이다. 훈련소에서는 사격 성적에 따라 훈련병에게 '전화 포상'을 주던 시절도 있었다. 최근에는 오락실과 같이 사격장이 놀이시설로 생겨 군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도 사격과 친근해졌다. 이는 송민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격장에 가본 적이 있다. 생각보다는 쉬웠는데 실제 사격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짧은 훈련소 생활이지만 관계자들로부터 따스한 보살핌을 받고 싶은 마음은 평범한 청년들과 마찬가지였다. 입소 현장에서 보이는 붉은색 챙의 모자를 쓴 인원들과 마찬가지로 기자가 과거 조교로 복무했음을 밝히자 송민규는 "부대에 아는 분 있으면 잘봐달란 말을 전해달라고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는 09군번이기에 그의 바람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앞서 부상을 안고 시즌 후반기를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때는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다만 부상 상태가 호전되며 서울 이랜드와의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는 선발로 나서며 팀의 잔류에 힘을 보탰다. 한 때 '수술이 필요하다'는 후문이 돌기도 했으나 송민규는 휴식기를 거치며 상태가 호전됐다고 전했다.
소속팀 전북은 현재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2024시즌을 마무리 지은 김두현 감독이 갑작스레 팀을 떠났다. 수일이 지났으나 아직 사령탑은 공석이다. 송민규는 새 감독 선임 소식을 접하지 못한 채로 군복을 입었다. 그럼에도 송민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3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치고도 별도의 공백 없이 곧장 소속팀의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3주동안 조심히 건강 잘 챙겨서 훈련 잘 받고 오겠다"는 말을 팬들에게 남겼다. 연말연시를 훈련소에서 보낼 송민규의 수료일은 2025년 1월 9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