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3’ 첫 회 12.9%, ‘현역가왕2’ 4회 9.4%…집토끼 차이 크게 줄어 한 치 앞 알수 없는 경쟁
1년 전 MBN ‘현역가왕1’과 TV조선 ‘미스트롯3’의 격돌 당시에도 먼저 방송을 시작한 ‘현역가왕1’ 4회가 방송되고 이틀 뒤 ‘미스트롯3’가 첫 방송을 했다. 당시 ‘현역가왕1’이 11.3%를 기록한 데 반해 ‘미스트롯3’은 첫 회부터 16.6%를 기록해 시청률이 5.3%p 벌어졌다. 그렇지만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의 첫 방송 시청률 차이 11.8p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였다.
결국 ‘현역가왕1’은 2월 6일 방송된 11회에서 16.1%를 기록하며 8일에 방송된 ‘미스트롯3’ 8회(16.0%)를 넘어섰다. MBN과 TV조선의 트롯 오디션 격돌에서 최초로 주간 시청률 순위 골든크로스가 벌어진 순간이었다.
물론 ‘현역가왕1’ 11회가 준결승전으로 한창 관심이 뜨거운 시점이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현역가왕1’은 결승전이 방송된 12회에서 17.3%를 기록하며 종영했고 ‘미스트롯3’는 준결승전이 방송된 11회에서 17.9%로 역전한 뒤 12회에 19.5%로 종영했다. 결과를 놓고 보면 17.3% 대 19.5%로 TV조선 ‘미스트롯3’의 승리였다. 그렇지만 시청률 차이는 고작 2.2%p, 고정 시청자 층이 탄탄한 TV조선 입장에선 위기의 적신호였고, MBN 입장에선 가능성을 확인한 청신호였다.
‘미스터트롯3’가 첫 회에서 기록한 12.9%의 시청률을 두고 트롯 열풍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1년 전과 비교해도 ‘현역가왕2’ 4회가 기록한 9.4%는 ‘현역가왕1’ 4회의 11.3%보다 1.9%p 낮은 수치이며 ‘미스터트롯3’가 첫 회에서 기록한 12.9% 역시 ‘미스트롯3’ 첫 회의 16.6%에 비해 4.3%p 낮다.
반면 방송가에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전히 ‘현역가왕2’와 ‘미스터트롯3’는 종합편성채널 일일 시청률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다. 지상파와 케이블 등 모든 채널로 확대해도 ‘현역가왕’은 KBS 1TV 일일드라마 ‘결혼하자 맹꽁아!’에만 밀렸을 뿐 전체 2위이며, ‘미스터트롯3’는 ‘결혼하자 맹꽁아!’까지 따돌리며 전체 1위다. OTT 등의 영향력으로 매년 전체적인 시청률이 낮아지는 추세일 뿐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가 트롯 열풍의 정점은 2020년 초에 방송된 ‘미스터트롯1’이다. 임영웅을 비롯한 TOP7을 배출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12.5%로 시작해 시청률을 35.7%까지 끌어 올렸다. 이런 흐름은 이듬해 ‘미스트롯2’가 첫 회부터 28.6%라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다만 ‘미스트롯2’는 32.9%라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핵심인 스타 배출에선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방송가 트롯 열풍의 약화로 이어졌고 TV조선의 차기작 역시 트롯 오디션이 아닌 ‘국민가수’가 됐다.
주춤했던 트롯 오디션 열풍의 재점화는 서혜진 군단의 이동에서 비롯됐다. TV조선에서 트롯 열풍을 주도한 서혜진 PD와 노윤 작가 등이 독립해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한 뒤 MBN과 손을 잡으며 새로운 구도가 형성된 것. 서혜진 군단이 빠진 TV조선과 서혜진 군단이 이끄는 MBN의 트롯 오디션 첫 격돌은 2022년 연말부터 2023년까지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에서 이뤄졌다. 결과는 TV조선 ‘미스터트롯2’의 압승, 자체 최고 시청률이 16.6%와 24.0%로 7.4%p의 큰 차이를 보였다.
MBN ‘현역가왕1’과 TV조선 ‘미스트롯3’가 맞붙은 두 번째 격돌에서 최초의 주간 시청률 순위 골든크로스가 이뤄졌지만 이번에도 승자는 TV조선 ‘미스트롯3’였다. 다만 시청률 차이는 2.2%p로 줄어들었다.
과연 MBN ‘현역가왕2’와 TV조선 ‘미스터트롯3’가 맞붙는 세 번째 격돌에선 누가 승리할까. 그렇게 첫 격돌이 이뤄진 12월 셋째 주 주간 시청률 경쟁의 성적표가 ‘현역가왕2’ 9.4%와 ‘미스터트롯3’ 12.9%, 3.5%p 차이다. 첫 방송만 놓고 보면 첫 격돌에선 11.8P 차이를 보였고 두 번째 격돌에선 5.3%p, 그리고 이번에는 고작 3.5%p 차이다.
다만 ‘미스터트롯3’의 초반 분위기가 다소 좋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해 ‘미스트롯3’보다 시청률이 4.3%p가 낮은 데다 2년 전 ‘미스터트롯2’(20.2%)과 비교하면 무려 7.3%나 낮다. 이는 서서히 TV조선의 트롯 고정 시청자 층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겨울이 오면 매주 목요일 밤마다 TV조선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을 고정 시청하던 층이 서서히 얇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역가왕2’ 역시 ‘현역가왕1’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지만 이는 2회가 방송된 12월 3일 비상계엄으로 방송이 중단되는 돌발 변수를 만난 여파가 크다. 첫 방송만 놓고 보면 ‘현역가왕2’는 8.0%로 ‘현역가왕1’(6.8%)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오히려 MBN은 고정 시청자 층이 소폭이나마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정한 승부는 집토끼(고정 시청자 층)가 아닌 산토끼(화제성으로 합류하는 시청자 층)를 누가 더 많이 잡느냐다. ‘현역가왕2’는 중반부인 4회까지 방송됐지만 아직 산토끼들을 부를 강력한 원동력은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회 박서진, 4회 신유가 합류하면서 이들의 막강한 팬덤이 가세했지만 이미 첫 방송 전에 이들의 합류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화제성이 반감됐다. 오히려 방송 이전에 괜한 공정성 시비라는 엉뚱한 화제만 양산하고 말았다.
반면 ‘현역가왕1’은 4회가 방송될 즈음부터 전유진과 김다현이 주도한 ‘미성년 참가자 열풍’이 화제성을 주도하고 있었다. 결국 전유진이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고, 김다현도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팬덤은 ‘현역가왕1’의 시청률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고, 이 흐름은 빈예서, 오유진, 정서주 등을 통해 ‘미스트롯3’로도 이어졌다. 역시 정서주가 우승을 차지하고 오유진은 3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트롯 오디션 격돌 역시 어느 프로그램이 새로운 트렌드로 화제성을 주도하느냐가 승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현역가왕1’이 먼저 트렌드를 주도하며 골든크로스까지 일궈냈지만 TV조선의 막강한 집토끼 군단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 MBN과 TV조선의 집토끼 군단의 크기 차이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진정한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