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름 계약 종료, 타리그 이적설 일단락
토트넘 구단은 7일(현지 시간) 오전,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 옵션 행사를 발표했다. 계약 종료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왔던 상태에서 계약 기간이 1년 연장됐다.
계약 기간 만료가 다가오면서 손흥민의 거취는 그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됐다. 통상 계약 기간 종료를 1~2년 앞두고 재계약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이번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만 무성할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에 손흥민을 둘러싼 이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등 유럽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명문 구단들이 언급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리그 내 이적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한 터키의 갈락타사라이, 페네르바체 또한 행선지 후보로 꼽혔으며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행을 점쳤다.
지속적으로 이적설에 휘말린 이유는 잔여 계약기간 때문이다. 2025년 여름 계약이 끝나기에 구단이 이적료를 챙기려면 그 이전에 손흥민을 판매해야 했다. 토트넘 구단은 숱한 유럽 구단 중에서도 '손해보지 않는 장사'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상대 구단 측이 선수의 토트넘 유니폼을 기념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자 이적료 지불 시 유니폼 값을 빼고 보낸 일화가 알려질 정도다.
그럼에도 시즌이 돌입하고 나서도 손흥민의 재계약, 혹은 계약 연장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당초 지난 2021년 재계약 당시 1년 연장 옵션 조항을 넣어 뒀으나 이 옵션마저도 발동하지 않고 있었다.
2025년 1월에 들어서자 이적설은 더욱 짙어졌다. 계약 종료까지 6개월만을 남겨둔 상황, 보스만룰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 이적시장에서 계약 종료 6개월을 앞둔 선수는 타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에 임할 수 있다. 단 계약은 이 과정에서 이뤄지더라도 이적은 계약 종료 이후 실행된다.
자유의 몸(FA)까지 6개월을 앞둔 손흥민은 특히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강하게 연결됐다. 바르셀로나 구단 내부 사정으로 지난 여름 영입된 공격 자원 다니 올모를 기용할 수 없게 됐기에 이들이 손흥민의 영입을 원한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유럽 현지에서 시작된 보도는 국내 축구계 또한 흔들어놨다.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로 꼽히는 곳이 다름 아닌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바르셀로나였기에 파장은 컸다.
하지만 뜨거운 반응과 달리 이적설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수많은 보도는 대부분 다른 언론사를 인용한 보도였다. 최초로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 가능성을 언급한 곳은 스페인 현지에서도 공신력이 높지 않은 곳이었다.
바르셀로나는 라리가 특유의 샐러리캡을 맞추지 못해 올모를 기용할 수 없게 됐다. 수익이 부족해 선수를 등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몸값을 자랑하는 손흥민을 품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약 180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는 수년째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샐러리캡을 맞추지 못해 구단 역사상 최고 레전드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를 떠나 보내기도 했을 정도다. 심지어 메시를 보내면서 이적료 한 푼 챙기지 못했다. 메시를 잃고 3년 이상이 흘렀으나 여전히 불안한 재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홈 구장 캄 노우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래저래 돈을 들일 곳이 많다. 구장 명명권까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판매하며 이제는 '스포티파이 캄 노우'로 불리고 있다. 샐러리캡 확보를 위해 신구장 VIP 좌석까지 판매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바르셀로나행을 다루던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토트넘이 계약 연장 옵션 실행을 발표한 것이다.
기존 팀과 1년 더 동행을 결정하며 손흥민은 토트넘 생활을 11년간 이어가게 됐다. 손흥민은 그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31경기에 출전, 169골 90도움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 출전 7위, 최다골 4위, 최다도움 1위에 올라 있다. 프리미어리그 창설(1992년) 이후로 범위를 좁힌다면 최다 출전 3위, 최다골 2위의 기록이다. 명실상부 구단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계약기간 1년 연장 소식에 추가적인 재계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로선 6개월만 지나면 또 다시 계약 종료 1년을 앞둔 상황이 된다. 손흥민이 팀을 떠난다 하더라도 이적료 수익을 위해선 재계약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재계약 관련 진전이 없다면 손흥민을 둘러싼 이적설은 다시 한 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7월, 33세가 되는 손흥민은 자신의 미래를 1년 더 토트넘에게 맡겼다. 신통치 않은 토트넘의 리그 성적(현재 12위)은 국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다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손흥민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토트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토트넘의 이번 시즌 리그 우승 확률은 극히 낮지만 리그컵, 유로파리그에서는 우승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