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블리츠자산운용 오픈전 개막…16강부턴 이창호·유창혁·요다·루이나이웨이 등 합류
제1회 블리츠자산운용 시니어 세계바둑오픈 개막식이 지난 1월 1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더메리든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남녀 시니어 프로기사(남자 만 50세 이상, 여자 만 40세 이상)와 아마추어 남자 만 50세 이상, 여자 만 19세 이상 선수는 국적과 상관없이 출전할 수 있다.
개막식에는 후원사인 블리츠인베스트먼트의 김성만 회장과 하근율 대한바둑협회장 당선인,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한종진 한국프로기사협회장과 프로·아마 선수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개막을 축하했다.
#프로-아마, 정선(定先)에 덤 2집으로 정면충돌
그동안 시니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바둑대회는 적지 않았다. 국제대회로는 시니어 월드바둑챔피언십과 농심백산수배가 있고, 국내대회로는 대주배와 울산시장배, 그리고 문경새재배와 노사초배 등 아마추어 대회에도 시니어들을 위한 무대는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블리츠배는 프로와 아마, 남녀, 국적을 불문하는 대회라는 점이 흥미롭다.
대회를 후원한 블리츠인베스트먼트 김성만 회장은 아마 5단의 바둑광팬이다. 그는 개회사에서 “어릴 때부터 뻔하지 않은 승부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시니어 세계바둑오픈대회에서 존경하는 사범님들이 그동안의 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는 예선에는 총 6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프로 부문에 33명, 아마 부문에 34명이다. 외국 기사는 프로 부문에서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시훈 9단과 유키 사토시 9단이 출전하고, 아마 부문에는 4명의 중국 선수들이 도전장을 냈다.
프로 예선에 12장, 아마 예선에 6장의 본선 티켓이 걸려 있으며, 예선을 마친 후 아마추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본선 시드자 2명을 추가 선정한다. 아마추어가 본선에 8명 오르는 셈이다.
본선은 24강 토너먼트로 진행되며 16강부터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레전드 바둑스타 유창혁 9단, 이창호 9단과 일본 요다 노리모토 9단,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이 후원사 시드를 받아 합류한다.
프로와 아마가 대국할 경우 호선 대국(덤 6집반)이 아닌, 아마가 흑을 들고 덤은 2집반만을 공제한다. 또 시니어 대국 시 나타나는 고질적 문제였던 시간초과 시 실격패는, 시간초과 시 경고 1회 및 벌점 2집 공제(2회 시간초과 시 실격패)로 유연성을 뒀다. 이 밖에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 시간 20초가 주어진다.
#이창호·유창혁·요다·루이나이웨이 등 유명기사 총출동
첫 대회인 만큼 참가 선수들의 의욕도 높다. 후원사 시드를 받은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을 떠난 지 벌써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도 잊지 않고 초청해준 한국바둑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즐거운 마음으로 참가해 열심히 두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상대로 얼마나 버틸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심우섭 아마 7단은 “10년 전 열렸던 ‘분당기우회장배 시니어 프로-아마 오픈’에서는 아마측이 정선(定先)에 덤 5집을 받았는데(비기면 백승) 이번엔 덤 2집만 받는다고 들었다. 후원사 대표님이 프로 쪽으로 조금 굽은 게 아닌가 싶다(웃음)”면서도 하지만 승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법,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30년간 서울 강남구에서 압구정기원을 운영하고 있는 장시영 아마 7단은 “요즘은 아마추어들도 대회가 많아서 실전감각은 프로에 못지않지만,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 그리고 쉰을 갓 넘긴 프로기사들을 아마추어들이 상대하기엔 버거울 것 같다. 8명의 본선 진출자 중 한 명만 4강에 오를 수 있어도 대성공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니어 월드바둑챔피언십 3회 우승 등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유창혁 9단은 “30년쯤 여기 자리에 계신 아마추어 선배님들하고 많은 대국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대부분 이벤트 형식의 대회여서 피차 전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려웠는데, 이번엔 진짜 승부를 갖게 됐다. 기대된다. 앞으로 이런 대회가 많이 생겨 바둑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1회 블리츠자산운용 시니어 세계바둑오픈의 우승 상금은 3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00만 원이며 본선 24강전 모든 대국은 2월 12일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