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스 펀드 사기의혹 수면위로…운용사는 기소, 판매사는 불기소
피델리스운용은 2019년부터 해외 무역업체의 확정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피델리스 펀드’를 운용했다. 이 상품은 안정적인 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로 2021년 2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상환이 중단됐다.
피해자들은 2022년 9월 운용사와 판매사 신한은행을 고소했다. 신한은행은 380여 고객에게 이 펀드를 판매했으며, 경찰에 신고된 피해액만 96억 원에 달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은행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를 1년간 진행했으며, 지난해 1월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하는 등 추가 수사를 벌였으나, 펀드 판매사인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판매 과정에서의 은행 책임도 규명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건은 남부지법 형사11부(정도원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해당 재판부는 현재 1000억원대 펀드 사기 혐의를 받는 디스커버리운용 장하원 전 대표 사건도 심리하고 있어, 대형 금융 사건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금융권의 대형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라 법정으로 향하면서, 투자자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