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현대차 물량 힘입어 매출 1000억 원 돌파…업계 특성상 마진율 낮아 설립 이후 줄곧 적자

블루월넛의 매출 중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블루월넛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올린 2023년 매출은 955억 9800만 원이다. 이 기간 전체 매출 1138억 8003만 원의 83.9%를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 올리는 것이다.
블루월넛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이 지원이 돋보인다. 블루월넛의 2016년 매출은 1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13억 원, 2018년 39억 9888만 원으로 서서히 성장하다 2019년 274억 7395억 원, 2020년 609억 5413만 원, 2021년 858억 7275만 원, 2022년 1003억 707만 원 등 가파르게 외형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블루월넛의 2019년 매출액이 전년 39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급증한 것은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인 기아와의 거래 영향이다. 블루월넛은 그해 기아와의 거래에서 197억 4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기아가 블루월넛에 제공한 일감은 2020년 525억 9500만 원, 2021년 650억 9300만 원, 2022년 697억 6700만 원, 2023년 761억 2800만 원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업계 특성상 마진율이 높지 않아 계열사의 지원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PG업계 관계자는 “PG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중소형 PG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낮다. 시장 논리에 따라 중소형 PG가 활성화(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블루월넛은 계륵이다. 그룹 차원에서 거래를 하고 있지만 수익성 낮은 사업구조 탓에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이 블루월넛에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 거래를 진행할 경우 특혜 시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같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블루월넛과의 다수 거래는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해 기아는 블루월넛과의 거래 13건 가운데 12건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 수의계약은 1건에 그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블루월넛과 거래하는 물량은 전체 현대차그룹 매출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그나마도 경쟁 입찰을 통해 거래를 하는 물량이 많아 실제 블루월넛이 가져가는 수익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블루월넛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으나 현재까지 성과는 미흡하다. 현대차그룹의 ‘카페이’ 결제 서비스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현대차의 카페이 개발에 블루월넛이 참여하기도 했다.
카페이는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주유, 주차 제휴 가맹점 등에서 실물 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현대차 차량 내 간편 결제 서비스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미리 신용카드와 같은 결제 시스템을 등록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V80·G80, 현대차의 아반떼·팰리세이드, 기아의 쏘렌토 등에 카페이를 적용하고 있다.
블루월넛 입장에서는 현대 카페이에 등록된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지급결제 대행 거래를 블루월넛에 몰아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카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도 대부분의 결제 대행 거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블루월넛은 매년 누적되는 적자에 196억 원의 결손금이 쌓였다. 70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블루월넛은 2023년 2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출자금은 500억 원까지 증가했다.
정태영 부회장으로서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룹 물량을 벗어난 새로운 매출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블루월넛이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PG업계는 이미 주요 기업 3~4곳이 과점 형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3년 등록된 PG사는 159개사로 2013년 51개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낮은 수익성과 과열된 시장 상황 때문에 블루월넛 설립 초기부터 우려가 있었다. 삼성그룹의 삼성카드는 PG사업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2016년 PG업체 ‘올앳’ 지분을 KG이니시스에 매각하면서 시장에서 떠났다. LG유플러스도 2020년 운영하던 PG사업부를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하면서 시장에서 발을 뺐다.
LG유플러스 PG사업을 받아 출범한 토스페이먼츠의 상황도 블루월넛과 다르지 않다. 토스페이먼츠는 2020년 설립 첫해부터 2023년까지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블루월넛이 고전하면서 투자를 결정한 정태영 부회장의 책임론이 고개를 든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현대차나 기아가 별다른 이유 없이 블루월넛과 거래를 하면 불공정 거래 논란에 휩싸이기 쉽다”면서 “정태영 부회장이 블루월넛을 설립할 때 사업성이 아닌 계열사의 내부 일감을 기대했으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수익성 개선과 관련해 블루월넛 관계자는 “차량 내 결제 서비스 시장은 아직 초기 상태로 성장을 위해서는 인력과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며 “최근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