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비롯 중동·남미서 러브콜…재래식 무기 수출 넘어 미래 무기 개발까지 기대감 높아

지난 5년 동안 국내 방산주는 말 그대로 파괴적 상승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으로 들어가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년 전인 2020년 3월 1일 약 1만 5000원에서 2월 11일 현재 약 49만 원으로 약 30배 이상 올랐고 현대로템도 약 10배 이상 올랐다. 과연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2월 10일 일요신문은 김민석 작가를 만나 한국 방위산업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출간하신 ‘K-방산에 투자하라’ 집필 계기가 궁금하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방산 분야 매출이나 성장률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 사람들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소위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 주식이 관심을 받고 방산회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변 가족들이나 지인들도 방산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특히 아버지께서 유튜브에서 접한 잘못된 방산 관련 정보로 저와 논쟁하시는 것을 보고, 객관적인 투자 지침서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까지 취재하고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
—K-방산이 지난해 39%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9위 방산 국가로 도약했다. 급성장 주요 동력은 무엇인가.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이 예상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재래식 무기 중요성이 부각되고, 급박하게 무기를 획득하고 운용해야 하는 수요가 급증했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가 한국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탱크의 경우, 미국은 8000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생산 능력은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연간 200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런 생산능력과 공급망에 대한 확신, 납기일정 준수가 K-방산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윤석열 정부 목표는 방산 4대 강국이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방산 수출을 많이 하는 것이 목표였다. 현실적으로 4위까지는 힘들더라도 5~7위권 진입은 5년 내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9위 정도에 있는데, 이스라엘이나 프랑스 같은 국가들에게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앞설 수 있다.”
—K-방산이 올해 약 95억 달러 수출을 했다. 내년, 내후년에도 이만큼 수출하거나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보나.
“현재의 수출 실적은 향후 수년 동안 최소한의 기준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수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몇몇 국가는 계약 가능성이 70% 넘는다고 보고 있다. 또한 주목할 점은 무기 수출은 일회성 거래로 끝나지 않는다. 무기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비 비용은 일반적으로 초기 판매 가격의 2~3배에 달한다. 여기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성능 개량 사업 규모도 최초 판매 가격에 근접한다. 마치 컴퓨터의 주기적인 업그레이드와 같이, 지속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K2 전차의 향후 성능 개량 사업은 그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집권기가 K-방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있다. 우선 우려되는 점은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무기 구매 압박이 있을 수 있다. 과거에도 방위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방위비 대신 미국제 무기를 구매한 사례가 있었다. 이 경우 국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반면 기회 요소도 있다. 트럼프의 극단적인 외교 스타일 때문에 특정 국가들과 관계가 악화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은 콜롬비아가 미국제 무기 대체 공급처로 한국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예상되는 주요 수출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
“당장 올해는 폴란드 2차 전차 사업이 있다. K2 전차 800대 수출에 관한 것인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국가 장갑차 수출 사업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약 1000대 규모로 수조 원대 사업이다. 중동 국가에서는 중국 업체와 경쟁 중이지만, 트럼프 시대가 되면서 중동 국가들이 중국 무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폴란드 외에 노르웨이, 루마니아가 가능성 있다. 특히 루마니아는 폴란드처럼 러시아와 인접해 있어 수출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주요 시장이다. 각각 전투함, 전투기, 다연장로켓 수출이 논의되고 있다. 남미에서는 페루, 칠레, 콜롬비아가 잠재적 시장이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우리가 브라질산 수송기 C-390을 구매하면서 양국 간 방산협력이 시작됐고, 정글용 전차 사업에서 한국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드론 산업은 다소 뒤처진 상황이다. 산악 지형이 많고 강한 바람이 부는 한국의 지리적 특성은 드론 운영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환경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드론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2~3년 내에 의미 있는 수출 성과가 기대된다. 로봇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기술적으로 열세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군사 분야에서는 단순한 기술력보다 응용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한국의 방위산업은 첨단 기술을 무기체계에 접목하는 데 있어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기존 재래식 무기들이 AI와 드론 기술과 결합하며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백 달러짜리 드론이 수천만 달러 전차를 무력화 시키면서 전차의 존폐 위기가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오히려 전차가 지상에서 드론의 충전과 작전 통제를 담당하는 '지상 항공모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방산 기업들 주가가 크게 상승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우 2020년 3월 1만 5000원에서 현재 41만 원까지 올랐다. 이런 급격한 상승을 정확히 예측하지는 못했지만, 방위산업 성장은 예상했었다. 다만 방산 투자의 특성상 매출을 올리고 그것이 주가에 반영되는 타이밍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방산업계 특징은 핵심 무기 체계 개발 성공이나 수주가 업체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또한 비밀스러운 내용이 많고 비공개 정보가 많아서 정보 접근이 제한적이다. 실제로 UAE(아랍에미레이트)에서 K-방산 무기를 도입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엠바고를 어겼다’며 계약을 취소한 적도 있다. 어떤 나라가 어떤 무기를 도입하는지 자체를 비밀로 숨기고 싶기 때문이다. 단순히 언론 보도나 공시만 보고 투자하기는 어렵다. 각 방산업체 대표 상품을 중심으로 한 심층적인 산업 분석이 필요하다.”
—K-방산 투자에서 가장 유망한 종목과 주의해야 할 종목을 꼽는다면.
“가장 유망한 기업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꼽을 수 있다. 사업 분야가 워낙 다양하고 여러 사업에 투자돼 있으며, 한화시스템과의 합병 가능성도 있어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목표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토탈 솔루션이 가능한 인하우스 체제가 갖춰지면 이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너리스크가 있다. 이 부분만 잘 관리된다면 좋은 투자처가 될 것입니다. 반면 현재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는 곳을 조심해야 한다. 미래 실적보다 현재 주가가 훨씬 높은 수준의 이윤을 기대하고 있는 곳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형 방산업체 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들이 있다면.
“엠앤씨솔루션이나 S&T다이내믹스 같은 상장된 중견업체들도 주목할 만하다. 엠앤씨솔루션은 장갑차나 전차의 유압부품을 만드는 회사이고, S&T다이내믹스는 파워팩이나 고정 장치 같은 것을 만드는 중견기업이다. 이런 회사들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알짜배기 기업들이다.”
—K-방산의 미래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향후 10년 동안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방위산업체들이 수출 실적으로 얻은 막대한 현금을 R&D에 투자하고 있어, 앞으로는 단순히 남의 무기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최신 무기 개발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KF-21의 수출형 버전인 KF-21SA는 무인편대기, 6G 저궤도 통신위성과 결합된 미래 공중전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중동 국가들과 공동개발을 추진 중인데, 이는 세계 방위산업 공동개발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다만 10년 이후에는 출산율 때문에 한국군 규모가 30만 명대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이머징 마켓들의 미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변수다. 하지만 현재 쌓아 놓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연간 90억 달러 이상 수출은 계속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