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관세 리스크 맞서 공작기계사업 매각 등 체질 개선 착수…현대위아 “인건비 영향은 제한적”

현대위아는 2022년에는 현대로템과 시가총액이 2조 원대 초반으로 엇비슷했고, 지난해 초만 해도 격차가 500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한때 현대차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끼리 은근히 주가로 경쟁하던 사이였다. 그러나 현대로템이 방산 산업을 필두로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돼 주가가 급등한 사이 현대위아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현대로템은 10일 기준 시가총액이 8조 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위아 시가총액의 8배가 넘는 상황이다.
#공작기계 사업 매각…열관리 등 신사업 투자
현대위아도 상황을 마냥 방치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 체질 개선 중이다. 특히 고질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공작기계사업을 스맥과 릴슨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작업을 올해 2분기 내 완료할 계획이다. 매각 대금은 약 3400억 원인데, 3000억 원 정도로 조정될 여지는 있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 공작기계사업은 1976년 설립된 기아기공을 모태로 한다. 역사적 의미는 있지만, 사실 수익성이 떨어진다. 기계사업부문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450억 원, 5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24년은 매출 7280억 원, 영업이익 454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특수사업(방산) 부문이 포함된 수치다. 공작기계사업만 발라내면 매출 4000억 원에 약간의 흑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위아는 기계사업부 실적 호전을 매각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작기계사업은 경쟁이 심하고, 지속적인 투자자금 소요가 필요하다”면서 “사업부 매각이 중장기적으로 사업 조정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현대위아는 매각 대금으로 핵심사업인 모빌리티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열관리 부품과 같은 신사업에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조만간 진행 예정인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관련한 통합열관리부품 수주다.
이 시장은 최근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그룹)에 인수된 한온시스템이 강자인데, 현대위아도 시장을 공략 중이다. 3~4월께 수주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수주가 확정된다고 해도 매출에 반영되는 시기는 2026년이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2조 4000억 원어치 물량을 한온시스템과 양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이 하이브리드 차량(HEV)에 들어가는 엔진 생산이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불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위아 또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시 생산 공장의 생산능력(CAPA) 일부를 HEV 엔진으로 전환해 미국에서 팔릴 현대차와 기아 HEV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2027년에는 엔진 생산능력(40만 대)을 모두 HEV 엔진으로 돌릴 계획이다.
#인건비 이슈에 멕시코 관세 부과 리스크
다만 현대위아 앞에는 크게 두 가지 암초가 있다. 일단 내부적으로 가장 걱정하는 것이 인건비 이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매해 임직원 임금을 대폭 올려줬다.
이 때문에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 또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또 다른 부품업체 현대트랜시스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10월 현대차·기아의 ‘단가 후려치기’로 부품 계열사 노동자들이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매출액의 2%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회사 측은 매출액의 2%는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수준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는데, 약 한 달간 이어진 파업으로 협력사들의 손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트랜시스 노사는 지난해 말 통상임금의 400%에다가 현금 1320만 원을 추가 지급하는 조건으로 잠정 합의했다.
현대트랜시스가 문제 제기한 ‘부품업체 노동자 차별’은 현대위아 등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섀시 등 모듈 제조사인 모비언트, 엔진 및 등속조인트를 생산하는 부품제조사 테크젠을 생산전문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파업 영향으로 현대위아는 물론, 자회사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줬다. 아이엠증권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지난해 3분기에만 인건비 200억 원을 미리 인식한 바 있다. 생산전문 자회사 직원의 처우개선비용으로도 60억 원이 집행됐다.
문제는 현대위아를 비롯한 부품사들의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위아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해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치다가 2022년부터 2%선을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와 달리 이익률이 낮은 부품사는 인건비 이슈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엄포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의 전략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현대위아는 현대차와 달리 미국 내에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관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로 인해 전기차 플랫폼이 현지(미국) 내 생산될 경우 현대위아의 수주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소화 물량의 80%가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한다. 미국 자동차업체인 GM과 포드조차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 역수출하는 구조라, 만약 실제로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투자자들이 가장 원하는 재료는 ‘방산’
사실 현대위아 주주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방산 사업이다. 방산은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의 주가가 급등한 것에서 보듯 트럼프 시대 이후로도 주목받는 신사업이다.

문제는 현대위아의 방산 사업 또한 부품 공급으로, 현대로템이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더 많이 수주해야 낙수효과를 노릴 수 있다. 현재로서는 2026년까지 점진적으로 방산 매출이 우상향할 수는 있으나, 대폭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현대위아는 잠시 방산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하다가 이내 제자리로 돌아온 바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현대위아는 주가 상승 촉매제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방산 사업을 당장 키울 여력이 안 된다면, 로봇&자동화(RnA) 솔루션을 미래 먹거리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방산 관련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많이 오르고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이 주력인 현대위아는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압박에 따라 다른 자동차 관련 업체와 마찬가지로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관련해선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회사 인건비는 상당 부분 성과와 연동되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