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지역축제 국민 행복과 지역 활성화 두 마리 토끼 잡아야”
감동 에너지는 문화관광콘텐츠에서 나오고, 지역축제는 이를 직접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다.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방한 관광객도 늘고, 축제장을 찾는 국민도 증가하는 시점에서 (사)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김종원 이사장과 2025년 지역축제 전망과 방향성을 진단해봤다.

지역축제가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역축제가 성공하면 지역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이 되고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지역축제가 열 효자 부럽지 않은 성과를 내기 때문에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다양한 축제를 개최한다. 지역축제를 농특산물 축제, 역사 및 문화축제, 생태 축제, 경관 축제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지역마다 방금 언급한 축제를 거의 다 한다고 보면 된다.
#지역축제가 지역 활성화에 기여한다고 볼만한 가시적인 지표가 있다면.
한국관광공사에서 문화관광축제의 특성을 나타내는 주요 5개 지표를 해마다 발표하고 있다. 지역축제가 열리는 동안 이동통신 데이터 기반 외부 방문자와 현지인 유입 정도를 조사한다.
내비게이션 데이터 기반해서 목적지 검색량을 살펴보고, 신용카드 데이터를 기반해서는 관광 소비량을 조사한다. 축제 개최 시군구 일 평균 외부 방문자 수로 축제 집중률과 축제 기간의 전·후 4주간의 동향도 살펴보는데 축제 기간에 이런 지표들이 눈에 띄게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메가폰을 잡았던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귀주대첩 1,000주년 강감찬 축제, 시흥 갯골 축제 등에 방문객 기록을 갈아치우는 성과가 눈에 띄게 나타난 바 있다.
#평소 ‘지역축제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지역축제 트렌드는 뭔가?
크게 두 가지라고 보면 된다.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로컵힙 축제’와 K-POP, K-드라마, K-뷰티, K-패션, K-음식 인기에 힘을 얻은 ‘한류 축제’가 대세라고 보면 된다. 중요한 건 이 두 가지가 따로 놀기도 하지만 융합하기도 한다. 로컵 힙과 한류 콘텐츠를 얼마나 절묘하게 잘 배합해서 방문객에게 감동을 안겨주느냐에 따라 지역축제의 성패가 갈린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24년 1~11월 누적 방한객은 1,510만 명으로 전 년 동기 대비 5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로는 94%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라고 한다.
이 말은 지역축제에 외국 관광객이 많이 온다는 얘기다. 외국 관광객이 한국 지역축제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건 로컵힙과 한류 콘텐츠다. 지역축제에서 이 점을 놓치면 안 된다.
#모든 지자체가 지역 내에서 열리는 지역축제 성공을 바라고 있다. 지역축제 성공 요소를 짚어본다면.
성공 요소를 따져보기 전에 성공 기준이 뭔가를 봐야 한다. 지역축제 성공 기준은 가성비다. 적은 예산으로 많은 사람이 축제 현장에 와서 감동하고 그 여운을 안고 지역을 돌아보며 돈을 많이 써야 성공한 축제다.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역 정체성을 살린 지역특화 콘텐츠 개발과 축제 현장을 찾은 방문객이 참 잘 왔다고 할 수 있는 감동 요소 제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총감독 전문성과 혁신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의 눈으로 남들이 미처 눈치채지 못한 지역 경쟁력을 발견하고 이를 콘텐츠로 상품화하기 위해서 공직자와 관련 전문가와도 지속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적은 예산으로 큰 성과를 내는 콘텐츠 개발과 실행이 축제 성공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보면 된다.
#성공했다고 볼만한 축제를 꼽아본다면.
지역 정체성을 살려 성공한 축제로는 생태습지 관련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와 지난 2일 막을 내린 얼음 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를 꼽고 싶다. 얼음 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열린 23일(1.11~2.2)간 강원도 화천군의 인구(2만 3천여 명) 80배에 달하는 186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의 흥행 성공을 거둔 성과도 중요하지만 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왔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다.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2만 2,000여 명으로 작년 방문객 규모인 8만 5,000여 명을 크게 뛰어넘은 걸로 알려졌다. K-축제가 세계로 향하는 교두보가 아닐까 싶다.
저예산으로 가성비 높은 효과를 거둔 축제로는 원주 만두 축제, 김천시 김밥축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나는 특히 김천시 김밥축제에 주목한다. 이 축제는 ‘김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김천시에서 ‘김천하면 무엇이 생각되는가?’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는데 김천 특산물인 자두나 포도가 아니라 분식집 ‘김밥천국’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를 역이용해 김밥 스토리텔링 관광 축제로 기획했고 축제는 대박이 났다. 참여 예상인원을 약 2만 명으로 잡고 기획한 축제였는데 축제 당일 10만 명이 몰렸다.
예상인원의 5배가 몰리면서 김밥은 맛도 못 봤다는 아쉬움도 물론 있다. 하지만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 적은 예산으로 ‘축제 당일 10만 명’ 성과를 거뒀다는 건 지역축제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것과 다름없다.
성공한 해외 축제로는 독일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와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꼽히는 일본 삿포로 눈 축제다. 이 두 축제의 특징을 지속성이라고 본다. 지역의 정체성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시대의 트렌드를 조금씩 가미해 익숙함과 새로움이 묘하게 교차한다.
그래서 한번 갔던 사람이 두세 번 이상 방문하는 거다. 긍정적인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여행객을 축제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로컬힙과 한류 콘텐츠를 융합한 매력적인 축제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축제총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한말씀.
2025년에도 전국 축제 현장에서 수많은 감독이 뛸 것이다. 축제 총감독은 전투 현장에 뛰는 야전사령관이다. 머리, 눈, 손, 발이 동시에 움직이면서도 각각 상호 보완 작용을 잘해야 한다.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손발이 먼저 나가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 그리고 적은 예산으로 가성비 높은 맞춤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다른 축제 베끼기로 그 나물에 그 밥인 밥상을 차리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 또 중요한 게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다. 축제 한번 하려면 수많은 사람이 함께한다. 공감과 정보 공유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총감독을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 책에는 없는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다.
(사)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축제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언제든 문의하면 최선을 다해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