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불거진 ‘친일파 논란’ 정면 돌파 “친일 행적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돼선 안돼”

이지아는 "저는 18살에 일찍 자립한 이후 부모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지원도 받은 적이 없으며, 부끄럽지만 복잡한 가족사로 인해 부모와 연을 끊고 지낸 지 이미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다"라며 "이번 논란이 된 가족 재산이나 소송 등 해당 토지 소유권 분쟁에 대해서도 저는 전혀 알지 못하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가족 분쟁은 지난 2월 19일 더팩트의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고 김순흥 씨가 남긴 350억 원 상당의 대규모 토지를 환매하는 과정에서 이지아의 친아버지이자 김순흥 씨의 막내아들인 김 씨가 위임을 받지 않은 채 형과 누나들의 인감을 사용,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김 씨의 형제들은 김 씨를 사문서 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고발했고, 현재 이 사건은 검찰의 혐의없음 처분 후 법원의 재정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일파인 할아버지가 남긴 재산을 놓고 불거진 자식들의 골육상쟁에 대중들의 시선은 이지아에게 집중됐다. 그간 이지아의 할아버지가 친일파라는 사실은 잊을 만 하면 재조명돼 비판을 불러일으켜 왔는데, 이번엔 더 나아가 국가가 환수하지 못한 친일파의 재산을 중심에 둔 가족 간의 분쟁이었다. 자연스럽게 또 이지아의 이름이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어 "그 과정에서 조부의 헌납 기록(일제강점기 시대 국방금품 헌납)을 확인하게 됐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또한 이번 논란의 중심인 안양 소재의 땅이 일제강점기 동안 취득된 재산이라면 반드시 국가에 환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아는 그러면서 "저는 과거에 조부에 대한 그 어떠한 발언도 한 적이 없으며 집안을 내세워 홍보 기사를 낸 적도 없다"며 "그러나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에서 제가 '조부를 존경한다'고 말했다는 잘못된 내용이 확산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기에 바로잡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조부에 대한 역사적 과오를 깊이 인식하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앞으로도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는 데에 겸허한 자세로 임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지아는 지난 2021년 민족문제연구소를 찾아 조부의 친일 행위에 대해 직접 자문을 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당시 이지아는 선대의 친일 행적으로 비난 받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받아들이며 조부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후손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라며 "가족의 일이니까 괴로워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책임 의식을 가질 필요도 있겠지만 후손들을 비난할 순 없다"고 대중들의 연좌적 시선을 안타까워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