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태풍에 철저한 대비 있었고, 지하주차장 침수 예견하기 어려워” 공소기각

유족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방송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과실치사상 혐의로 공소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2월 13일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리며 관리종사자들에게 사실상 무죄를 선언했다.
앞서 검찰은 태풍‧호우 중 침수가 예상되는 건물의 지하 공간 등 위험지역에 입주민 접근을 금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입주민들이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주차장에 위치한 차량을 지상으로 이동시키도록 안내방송을 한 혐의로 관리사무소장과 경비원 4명을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하천이 범람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한 점 △태풍 전부터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고 예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주민의 재산권 보호 활동을 한 점 △이전에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된 적이 없었고 배수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어 지하주차장이 급격히 침수될 것이라고 예견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들어 공소제기 자체가 법률의 규정상 위반됨을 이유로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천재지변에 대한 책임을 관리자에게 물을 수 없다는 시각과 동시에 사전 대비와 철저한 관리 및 주민의 재산 보호라는 관리종사자의 책무를 법원이 수용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편 사건 초부터 관리종사자를 지원해 온 대한주택관리사협회(협회장 하원선)는 예견하지 못한 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재차 위로를 전하면서, 법원이 공동주택 종사자들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협회는 재난 발생 시 입주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업무의 최일선에 서 있는 관리종사들을 ‘필수 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필수업무 종사자로 지정해 이들이 더 재난 발생 시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