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할 이유 없어” 경고…구리시 “아직 결정된 사항 없다”

하지만 구리시장이 ‘서울 편입’ 추진에 나서며 GH 이전은 제동이 걸린 상태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1월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편입 추진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와 공동연구반을 통해 지속 협의 중이며 3월에는 구리시 권역별 설명회와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서울 편입 특별법 발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기도가 칼을 빼들었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2월 21일 기자회견에서 “백경현 구리시장이 구리시 서울 편입과 GH 구리 이전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구리시가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한 GH의 구리시 이전 백지화를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영인 부지사는 “구리시장의 서울 편입 추진에 유감을 표명하며 경기주택도시공사 구리 이전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고 부지사는 “경기도는 70년 규제에 묶인 경기북부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경기북부로의 공공기관 이전을 약속했다. 구리시는 구리 시민 1만 명이 넘는 유치 서명과 20만 구리 시민의 염원을 근거로 2021년 공모에서 10개 시·군을 물리치고 GH 이전 대상지로 선정됐다”고 구리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GH가 구리로 이전하면, 연간 약 80억 원의 지방소득세 증대효과뿐 아니라, 655명의 근무 직원과 연간 방문고객 1만 5000명 증대 등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GH 구리 이전은 단순히 구리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침체된 경기북부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원동력으로 도약시킬 북부개발의 상징이다”라고 기대효과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구리시장의 서울 편입 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영인 부지사는 “구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경기도 공공기관인 GH가 구리시에 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개인의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구리 시민을 기만하고 구리 시민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 만약 구리시장이 구리시 서울편입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GH의 구리시 이전은 백지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고 부지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총선 정국에서 구리시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주장했다. 하지만 얼마 전 토론회에서는 지방분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주장하기도 했다. 구리·김포의 서울 편입 주장이 지방분권 개헌 취지와 맞다고 생각하나?”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구리·김포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한 포기 선언을 조속히 하길 바란다”라고 쏘아붙였다.

남양주시의회는 2월 11일 ‘경기주택도시공사 북부 이전지 재검토 건의안’을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해당 건의안은 구리시가 서울시 편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GH의 장기적 운영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양주시로의 이전 가능성 등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진환 시의원은 “남양주시는 다산신도시의 성공적인 조성을 GH와 함께 이뤄냈으며, 경의중앙선 철도 복개 입체화 사업과 왕숙신도시 조성 사업도 GH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남양주는 GH에 최적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 시민들도 GH 남양주 이전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왕숙신도시 예비입주자들로 구성된 왕숙신도시청년회(위원장 이규호)는 2월 25일 GH의 경기북부 이전은 구리가 아닌 남양주로 이뤄져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청년회는 “GH는 경기도 균형 발전을 위한 공공기관인데, 구리시는 서울 편입을 추진하기에 스스로 경기북부 발전의 일원이 될 자격을 포기했다”며 “경기도는 구리시의 GH 이전 후보 자격을 즉각 박탈하고 남양주를 신규 이전지로 선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구리시가 서울 편입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GH가 구리로 이전할 경우, 기관의 운영 방향과 정책적 정체성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구리시는 “서울 편입은 많은 구리 시민이 원하고 있는 사안임에 따라 편입 효과 분석 연구용역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관련된 기초자료를 수집 작성하는 것일 뿐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