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와 직장 생활·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스트레스 쌓여…살해 며칠 전 타인 위해로 ‘분노 전이’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4조 7항은 ‘피의자에게 신상정보 공개를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 다만, 피의자가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대해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한 때에는 유예기간을 두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월 10일 오후 명재완은 돌봄교실을 마치고 학원에 가려고 하교 중이던 하늘 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해 흉기를 휘두른 뒤 자해했다. 하늘 양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자해한 명재완은 목과 팔 부위에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응급수술을 앞두고 명재완은 경찰에게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고 시청각실로 유인했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그렇지만 수술과 회복 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찰 수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수술 후 한 차례 대면조사가 이뤄졌지만 명재완의 건강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단답형식으로 진행되다 그마저도 명재완의 혈압이 상승하면서 조사가 중단됐다.

다음 날인 8일에는 대전지법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명재완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8일 오후 3시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됐지만 명재완은 특별한 사유 없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고 출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11일 경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명재완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해 12일에 공개했다.
명재완의 신상정보 공개가 더 화제가 된 이유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학교에서 교사에게 흉기로 살해된 이례적인 사건인 데다 그가 현직 초등학교 정교사였다는 점 때문이다. 교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에서 크게 벗어난 사건이라 항간에선 정교사가 아니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그렇지만 건양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취재진을 만난 하늘 양 부친이 “가해자는 48세 여자 분이다. 아들은 이번에 수능을 봤다고 한다. 2학년 3반의 담임이자 정교사”라고 말했다.
이후 네티즌들을 통해 명재완의 구체적인 신상정보가 공유됐다. 명재완의 출신 대학과 학번, 교사 시절 각종 포상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는 물론이고 모자이크 처리된 한 여성의 사진이 명재완이라고 돌아다니기도 있다.
신상정보 공개가 이뤄지기 전부터 명재완이 수년 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경찰에 따르면 명재완은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2024년 12월 9일 6개월 동안의 질병 휴직을 냈다가 돌연 휴직을 중단하고 연말에 조기 복직했다. 2월 6일에는 동료 교사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대전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2명이 학교를 방문해 당시 상황을 조사하기도 했다.
우울증이 명재완의 살인 사건 원인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정신 질환 등 문제 소지를 지닌 교사의 즉각 분리를 위한 법 개정 움직임까지 시작됐다. 소위 ‘하늘이법’ 입법 논의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우울증과 폭력 행위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월 13일 대한의사협회는 “우울증 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우울증이 범행의 원인이라고 단정 지어선 안된다”면서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에선 중범죄율에서 질환이 없는 사람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보고돼 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희 교수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우울증 환자들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고, 기운이 없어 자신을 해할지언정 남을 해칠 만큼 폭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명재완에게 적용한 혐의는 일반 살인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13세 미만 약취유인) 혐의다. 살인죄가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인 데 반해 13세 미만 약취유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형량이 더 무겁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