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6년째 자본잠식, 중국인 단체관광객 줄어 더 타격…업계 구조조정 속 어두운 전망
#매장 곳곳에 빈 진열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152억 원으로 2023년(374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전인 2018년(3464억 원)의 4%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동화면세점 영업손실은 27억 원으로 2023년(21억 원)보다 27% 늘었다. 동화면세점은 2016년부터 9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동화면세점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838억 원이었다. 2019년부터 6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현재 동화면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 대다수는 화장품이다. 헤라, 라네즈, 설화수 등 대형 브랜드 제품부터 릴리바이레드, 마녀공장 등 중소 브랜드 제품이 면세점에 배치돼 있었다. 화장품은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이다. 하지만 화장품만으로 동화면세점이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날 비슷한 시각 동화면세점에서 150m 떨어진 올리브영에는 외국인 1명을 포함해 15명 정도의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불리던 국내 면세점 시장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2023년 기준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13조 8000억 원이다. 정점을 찍은 2019년(24조 9000억 원)에 비해 45% 감소했다. 면세점 큰손 ‘유커(중국 단체관광객)’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내국인들은 이커머스를 통해 더 저렴한 상품을 비교해가며 구매한다. 최근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다.
이와 관련, 김철원 경희대 관광학부 고황명예교수는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는 단체관광객 위주로 영업을 해왔던 동화면세점에 타격이 더 컸다”며 “동화면세점은 여행사와도 협력해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뒀을 것이다. 영업 구조가 무너지다 보니 재투자가 어렵고 소비자를 상대로 테스트를 하기도 힘든 최악의 영업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2022년 말 기준 동화면세점의 지분구조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41.66%, 김기병 회장의 아내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가 21.58%, 장남인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가 7.92%, 호텔신라가 19.9%를 보유하고 있었다. 앞서 호텔신라는 동화면세점 지분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섰고 김기병 회장 측은 담보로 제공된 지분을 호텔신라에게 넘기겠다며 맞섰다. 2023년 1월 법원의 판결에 따라 김기병 회장이 돈을 주고 지분을 돌려받는 걸로 결론이 났다.
양측은 강제조정으로 법정 공방을 마무리했지만 구체적인 강제조정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2024년 4월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통해 동화면세점은 ‘대주주는 신정희 대표이며 대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100%’라고만 밝혔다. 이후에도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내면세점 업계 구조조정 가속화
국내 면세점 업계는 시내면세점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2개의 시내면세점 중 동대문점을 8월에 폐점하기로 했다. 삼성동 무역센터점은 규모를 기존 8~10층 3개 층에서 8~9층 2개 층으로 줄인다. 럭셔리 등 고효율 MD(상품기획)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면세점은 5년 차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현재 전국에 시내면세점은 15개, 서울 시내면세점은 8개다. 일단 면세점 업계는 올해 3분기부터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토록 한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일일 투어나 소규모 FIT(자유여행)성 단체여행으로 여행 형태가 변화하면서 연계된 상품을 개발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면세점은 올해 12월 23일 면세점 특허 만료를 앞뒀다.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규 특허를 받아야 한다. 관세청 보세산업지원과 관계자는 “신규로 특허를 발급 받으면 특허 기간은 10년이다. 두 번까지 5년 단위로 특허를 연장할 수 있어 총 20년 면세점 운영이 가능하다”며 “동화면세점은 올해 말 20년 기간이 끝나 새로 특허를 신청해야 한다. 신청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동화면세점 측에 전화와 메일을 통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앞서의 동화면세점 판매 사원은 “최근 직원 감축이 이뤄지고 있어 내부에 물류팀, 재경팀 정도만 남은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다만 동화면세점 측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K-뷰티, K-푸드, K-패션 브랜드 확대 △신규 글로벌 명품 브랜드 유치 및 협업 추진 △독점 계약 및 한정판 상품 출시 등 브랜드 포트폴리오 조정 및 신제품 도입 등을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