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선 AV 배우가 연예인처럼 존중받아…우리나라도 문화산업으로 알아주길”

—AV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부터 AV라는 직업을 알고 있었다. 성행위나 19금적인 부분들이 거리낌 없이 남들 앞에서 보여지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끌렸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그런 활동을 할 수 없었고, 전문적인 플랫폼이나 회사가 없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MIB라는 회사를 알게 됐고, 직접 연락해서 오디션을 보겠다고 했다.”
—MIB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선 우리나라 최초 한국형 AV 회사로 다양한 장르가 있다. 영상만 찍는 게 아니라 유튜브 활동이나 인플루언서 활동도 할 수 있다. 사실 원래는 아이돌이나 연예인 쪽으로 꿈이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MIB에서 AV 배우로 활동하면서 인플루언서 활동도 하고, 유튜브도 하니까 일종의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하고 싶은 것, 관심 있는 것을 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오디션 과정은 어땠나.
“카메라 테스트와 얼굴 면접을 봤다. 처음에는 이상한 분위기일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테스트를 하고 장비들이 모두 갖춰져 있는 것을 보니 정말 프로페셔널한 회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추어 회사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사실 AV를 하기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내면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벗은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준다고 해서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몸매나 외모 관리에는 더 신경을 쓰게 되었고, 그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강점은 눈빛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 눈빛이 강렬하다고 말해주고, 그 눈빛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눈빛 하나만으로도 나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공개된 자리에서 벗거나 노출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이 없고, 정신적으로도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재미있고 즐겁게 느껴진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개인적인 볼일을 보거나 집에서 쉬는 경우가 많다. 또는 다른 작품을 보면서 표정, 콘셉트, 장르 등을 연구하기도 한다. 배우로서 계속 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몸 관리도 중요하니까 운동도 꾸준히 하고, 가끔은 그냥 친구들과 만나서 평범한 20대처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촬영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여러 가지 장르를 경험했는데, 내가 주인이 돼 여러 남자를 조련하는 역할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지금도 하고 싶은 특별한 장르가 있는데, 특별한 콘셉트로 촬영을 해보고 싶다.”
—특별한 콘셉트를 실현하기 위해 회사와 어떻게 소통하나.
“촬영 전에 콘티 회의하는 날이 있다. 그때 주로 아이디어를 얘기하고, PD님이나 감독님께서 내 의견을 물어봐 준다. 최대한 배우 입장에서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하시는 편이다. 내가 특별한 콘셉트를 제안하면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하고 실현 가능성을 논의한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 열려있는 분위기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AV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부정적인 경험도 있었나.
“알게 되면 솔직하게 ‘맞아, 그거 나야. 내가 찍었어. 나 배우 연화야’라고 얘기해요. 부끄럽거나 창피하지 않고, 알게 되면 당당하게 말한다. 알려진다고 해서 내가 타격을 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알리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내 당당한 모습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오히려 응원해준다. 물론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특히 상류층 모임에서는 그런 시선이 있더라. 명예직이나 사회적으로 높은 직업 가치를 두는 사람들은 AV라는 직업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땐 ‘그래, 너희들 나름대로 생각해. 나는 내 길 열심히 가서 유명해지고 해외에서도 잘될게’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상황에 따라선 ‘예술 활동을 한다’고 돌려 말할 때도 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시선에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직업을 권유한 적이 있나.
“ AV에 관심 있고 열정이 있어야 하며, 이 일을 하려면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실제로 끼가 있고 예쁘고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주변 사람에게 이 직업을 권유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 부끄러움이 많아서 거절했다. 그때 다시 한 번 적성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끄러움과 소극적인 태도보다는 개방적이고 오픈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또한 체력 관리와 건강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필요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에 당당하고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말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좋았고, 앞으로 더 많은 해외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지의 법적인 제한 때문에 준비했던 콘셉트를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출이나 터치에 대한 제한이 있었고, 연출의 자유도 일부 제약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AV 배우라는 점이 팬들에게는 신선하고 색다르게 다가갔던 것 같다. 대만 팬들은 일본이나 미국 배우에는 익숙하지만, 한국 배우는 처음 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보였고, 외모나 표정에서 ‘청순하면서도 섹시하다’는 반응을 자주 들었다. 특히 간단한 중국어 인사에도 팬들이 크게 호응해 줘서, 언어는 다르지만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TAE 참가 이후 느낀 한국과 해외 성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차이는 무엇이었나.
“정말 큰 차이를 느꼈다. 대만에서는 AV 배우가 연예인처럼 존중받고 인정받는다는 것이 가장 놀라웠다. 부스마다 많은 인파가 몰리고, 팬들이 배우를 만나기 위해 오래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AV 배우가 공개적으로 활동하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인데, 대만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성인 배우도 하나의 엔터테이너로서 당당히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콘텐츠의 다양성과 완성도 면에서도 일본이나 미국은 산업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전문성이 높고 장르도 매우 다양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감성적이고 세련된 스토리텔링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K-AV 산업이 국내외에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와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보수적인 성향과 AV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인물도 규모가 큰 산업인데, 이를 더럽게 생각하고 낮춰 인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성인 콘텐츠를 하나의 문화 산업으로 인정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K- 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듯이, K-AV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업계 종사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와 콘텐츠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해외 활동 계획과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AV에 대해 열린 시선을 가진 나라라면 어디든 가고 싶다. 행사, 공연, 촬영 등 어떤 형태든 내가 가진 끼와 재능을 최대한 보여줄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나뿐 아니라 MIB가 전 세계 1위 AV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AV 외에도 노래나 춤 같은 종합예술 활동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또한 K-AV가 K-팝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 보여줄 수 있는 동안은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고, 더 많은 나라에서 활동하며 내 이름을 알리고 싶다. 동시에 한국 AV 산업도 편견 없이 받아들여지는 환경으로 변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대만=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