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돌이표 지적되는 문제는 ‘수익 악화’…몸집 줄이기로 ‘체질 개선’ 노린다

씨제스는 SM엔터와 분쟁 중이던 동방신기 출신의 그룹 JYJ의 에이전시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10년대 초부터 송지효, 박성웅, 이정재, 설경구, 최민식 등 인기와 대중성을 갖춘 배우들을 연이어 영입하면서 '대형 배우 매니지먼트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2025년 4월 24일 기준 씨제스에는 라미란, 류준열, 문소리, 박병은, 박성웅, 설경구, 송일국, 엄지원, 오달수, 채시라 등이 소속돼 있다.
두 회사 모두 업계에서 손 꼽히는 유명 배우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며 영화·드라마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 1월 17일, YG엔터가 먼저 배우 매니지먼트에 백기를 들었다. YG엔터는 공식입장을 내고 "본업인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 그 일환으로 배우 매니지먼트 업무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당시 기준으로 YG엔터에는 김희애, 차승원, 이수혁, 유승호, 이성경, 수현, 장현성, 한승연, 손나은 등이 소속돼 있었다. 배우들에 대해 기존 계약 종료 시점까지만 매니지먼트를 이행한 뒤,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게 당시 YG엔터가 밝힌 방침이었다. 이들 가운데 김희애, 차승원은 키이스트로, 유승호는 신생 매니지먼트사 333으로, 한승연은 YG엔터 출신 매니저가 설립한 아에르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씨제스는 2023년 사명을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씨제스 스튜디오'로 변경하고 종합 엔터테인먼트이자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그룹으로 기반을 더욱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부터 시작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022~2023) 등 인기 드라마와 영화 '비상선언'(2022), '올빼미'(2022), '시민덕희'(2023) 등의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차기 작품들도 현재 제작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씨제스는 이번 배우 매니지먼트 정리를 공지하면서도 "건실한 콘텐츠 투자와 제작 역량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콘텐츠 제작 사업에는 어떠한 차질이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정리하는 이유는 '구조 개선'이며, 더 명확하게는 '불필요한 비용 구조를 정비'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름 있는 배우들을 줄줄이 영입하며 몸집을 불려왔던 이전과 달리, 현 상황에서 엔터사에 있어 배우 매니지먼트는 사업을 유지할 만큼 충실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동시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로 파악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수년간 매니지먼트사들이 신인 발굴보다 콘텐츠 제작, 투자에 더 집중하는 것에도 이런 배경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국내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투자 시장이 엄청나게 위축됐고, 절대적인 흥행이 보장된 일부 배우를 제외하면 대본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소속사로서는 배우 매니지먼트를 위한 고정 비용은 계속 들어가는데 이를 메울 수 있는 수익 구조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보니 사업을 축소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