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윤여준 영입·비명계 대거 인선 등 통합형…지난 대선 ‘용광로’ 실패 반영, 실무는 친명계 전면 배치 전망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지난 2022년 대선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시 비명계를 전면 배치한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었다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이번에는 중책과 실무진은 ‘친명계’가 배치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재명 후보는 후보 확정 즉시 대선 본선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축에 나섰다. 윤석열 탄핵국면에서 민주당을 ‘중도보수’라고 표방한 바 있는 이 후보는 선대위 구성에서 중도·보수 진영까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최종 경선 다음날인 4월 28일 이재명 후보는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윤여준 전 장관은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안철수 후보 등을 도우며 ‘보수 책사’로 불렸다.
이재명 후보는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윤 전 장관에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맡아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내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고언도 많이 해주시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 10월 윤 전 장관을 만나 오찬을 하며 정치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한 바 있다.
경북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으로부터 공식제안 받은 것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의 민주당 영입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현충원을 찾아 민주당 소속 김대중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보수정당 계열 출신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참배했다. 이 후보는 “다 묻어두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평가는 평가대로 하고 공과는 공과대로 평가하되 지금 당장 급한 것은 국민 통합이고, 국민의 에너지를 색깔과 차이를 넘어 다 한 곳에 모아 희망적인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도 이 후보는 “더는 과거에 얽매여,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며 “우리 안의 이념이나 감정 이런 것들은 사소하고도 구차한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어떤 사상과 이념도 시대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어떤 사상과 이념도 국민의 삶과 국가의 운명 앞에서는 무의미하다”며 “주도 역량을 키워야 한다. 더 나은 나라를 꿈꾸는 국민 열망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당내 경선 후보로 경쟁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선대위에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 ‘비명횡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박용진 전 의원에게도 선대위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후보는 경선 캠프 구성 과정에서도 주요 보직에 ‘비명계’ 혹은 ‘친명’ 색채가 옅은 의원들을 대거 인선했다. 중책인 캠프 선대본부장은 이해찬계인 5선의 윤호중 의원이 선임됐다. 계파색이 옅은 3선 강훈식 의원은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으로 ‘비명계’로 분류된 3선 한병도 의원과 재선 박수현 의원은 각각 종합상황실장과 공보단장에 임명됐다. 재선 이소영 의원 역시 TV토론단장을 수행했다. 이들은 본선 선대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친명계 의원 다수가 당 지도부나 당직, 전국 시도당위원장 등을 맡고 있어 캠프에 합류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경선의 공정성을 위해 당직을 맡은 사람은 특정 예비후보의 캠프에 참여하지 못한다.
여기엔 지난 2022년 대선 패배의 실수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 야권 한 관계자는 “2022년 대선 때 경선에서 격렬하게 맞붙어 본선을 앞두고 당내 통합 과제가 있었다. 이에 이낙연 당시 후보 캠프 의원들을 주요직책에 많이 배치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들이 대선 과정에 이재명 후보를 도와 선대위 역할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 결과가 0.73%포인트 차이 패배”였다며 “그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이번 대선에서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뛸 친명계 인사들을 다수 실무진에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민주당 내에 더 이상 계파는 무의미하다는 반론도 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과거에는 당내 비주류 중의 비주류였다. 당시에는 ‘비명계’가 더 많았다. 하지만 2022년 대선, 2024년 총선을 거치면서 대다수가 친명계로 바뀌었다”며 “특히 이번 조기 대선은 내란을 종식해야 하는 책무가 있는 중요한 선거다. 민주당 구성원 모두가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의 승리를 위해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