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클릭, 보수 손 내밀기 행보에 보수 진영 ‘정치쇼’ 공세 전망…‘통합’ ‘탈이념’ 진정성 설득 관건

아직 ‘한덕수 변수’가 남아 있지만 범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이 후보의 이러한 정치적 프레임 전략에 대해 ‘영끌’ 공세가 밀어닥칠 공산이 크다. 보수진영에선 이 후보의 과거 반기업적 발언 사례들을 거론하며 최근 내놓은 ‘친시장‧친기업’ 메시지의 진정성을 흠집 내거나 지나간 ‘사법 리스크’를 재차 띄우며 ‘반이재명’ 여론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보수 정치권이나 검찰을 향한 ‘정치 보복’이 불 보듯 뻔하다며 보수 표심의 결집을 유도하는 선전전도 예상된다. 모두 이 후보가 돌파,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다.
# ‘경제 우클릭’ 진정성 공세 넘어야
이재명 후보는 지난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최우선 국정 목표를 ‘경제 성장’으로 제시했다. 그의 대선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은 2030년까지 3% 잠재성장률, 4대 수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3·4·5 성장 전략’을 내놓았다.
친시장, 친기업 기조를 어필하기 위한 파격적 행보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이 후보는 지난달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는 파격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후 에너지나 AI(인공지능), 부동산 등 각종 경제정책에서 적극적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보수 정치권과 언론에서 쏟아지는 ‘진정성’ 공격을 이 후보가 얼마나 슬기롭게 돌파할지 관건이다. 이 후보가 과거 출간한 저서들에서 강도 높은 대기업 개혁과 재벌 해체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한 이력, 그가 민주당을 이끌며 내놓은 각종 ‘기업 규제’ 정책‧법안들이 보수진영 측 공세의 주재료가 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안’ 재추진 의사를 밝히자 국민의힘은 즉시 “이 후보의 반기업 성향이 대한민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반기업적 속마음이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꼬았다. ‘경제 우클릭’이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보수진영의 공세 프레임에 맞서기 위해 보다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정책안들이 제시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어느 정도 털어낸 ‘사법 리스크’가 이 후보 입장에서 여전히 찜찜한 구석으로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25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서 무죄, 지난 3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대선 출마의 길이 열렸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사건 관련 대법원 선고가 6‧3 대선 이전에 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여서 이 후보 측과 민주당의 긴장감이 감지된다. 보수 진영의 주요 공세 소재가 될 것이 자명한 데다 수년 간 자신에게 따라붙은 ‘범죄자’ 프레임이 본격 선거 운동 기간 재부상하는 일은 이 후보 입장에서 진정 피하고 싶은 일일 것이다.
민주당은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더라도 파기환송심을 거쳐야 해 이 후보의 대선 완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그라든 사법 리스크에 다시 불이 붙는 일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정치 보복설…‘통합’ 메시지로 넘을까
이 후보는 자신의 집권을 가정한 보수진영의 ‘정치 보복설’ 공격에도 계속 맞서야 할 입장이다. 그가 내건 진보-보수 ‘통합’ 기조가 얼마나 돌파력을 낼지 관심이다.
이 후보는 ‘강성’ ‘투사’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듯 최근 경선 과정에서 연일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 보복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일로 시간 낭비를 할 수 없다”, “아무리 약속해도 의심을 계속한다”며 진정성 어필에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거센 반발이 나오자 이 후보 메시지 관리에도 다소 부담이 걸리는 인상이다. 민주당이 검찰의 문 전 대통령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맹비난하자 이 후보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가 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문 전 대통령 기소를 정치보복이라 몰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 후보를 향해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고, 손으로는 정치보복을 저질러 온 본색을 국민은 이미 똑똑히 봤다”, “연일 정치보복을 입에 올리는 모습에서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최근 보수진영을 향한 이 후보의 손 내밀기 행보로 그의 ‘탈진영’ ‘탈이념’ 메시지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장관 자리에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사람을 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념 문제를 안 다루겠다”, “친일파 과거사 문제를 덮겠다”고도 한 발언도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정치적 쇼’, ‘보수 코스프레’라는 외부의 공세에 이 후보가 얼마나 일관된 메시지 톤으로 맞설 지가 관건이다. 정치권에선 보수 진영이 탄핵 찬반, 친윤과 비윤, 우파와 극우 등으로 사분오열한 상황에서 ‘내란 세력 청산’, ‘국민 통합’의 과제를 상충 없이 해결할 비전을 제시해야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 나온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