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대선후보 재선출 강행에 김문수 ‘후보 지위 확인’으로 맞서…법원 판결이 분수령
김문수 후보가 지난 8일 법원에 낸 ‘당 대선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당 지도부의 단일화 추진에 제동이 걸린다. 다만 법원의 인용 사유가 당내 단일화 절차 흠결에 집중될 경우 당 지도부가 절차를 보정해서라도 후보 재선출 절차를 이어갈 수 있어 김 후보와 거세게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당 지도부는 김문수 후보를 상대로 한덕수 예비후보와 경쟁해 최종 후보를 재선출할 것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사실상 한 예비후보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라는 요구로 해석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 후보를 향해 “80% 넘는 당원이 (한 예비후보와) 단일화하라, 그것도 후보 등록 전에 하라고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며 오는 11일 이전 단일화할 것을 촉구했다.
김문수 후보는 선거 관련 당무를 지휘한다는 취지의 당무우선권 발동을 선언하고, 당 지도부를 상대로 단일화 절차에서 손을 뗄 것을 촉구했지만 당 지도부는 단일화를 위한 전국위 개최 계획을 꺾지 않고 있다.
오는 11일까지 남은 이틀, ‘시간’은 김문수 후보에게 유리하다. 한 예비후보는 권성동‧권영세, 이른바 ‘쌍권’ 지도부가 주도하는 단일화 절차에 전적으로 기대는 형국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당 차원의 선거 유세 비용을 지원받을 수 없어 스스로 기본 수십억 원의 선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한 예비후보가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문수 후보는 시간이 자기편이라는 걸 알고 있고, 한덕수 후보는 선거 비용 등 이유로 무소속 상태로는 못 버틸 것을 알고 있다. 김 후보는 버티면 된다는 심정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법원이 김문수 후보가 낸 후보 지위 확인 신청을 기각하면 당 지도부가 전국위 개최를 통해 한덕수 예비후보로 대선 후보를 교체, 오는 11일 후보 등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김문수 후보가 즉시 ‘후보 교체 무효확인 가처분 신청’ 등 추가 소송으로 맞설 수 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당내 민심은 한덕수 예비후보로 단일화에 무게가 쏠린 편이어서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강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중도 표심 확장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본 상황에서 이에 맞설 만한 후보로는 김 후보보다 한 예비후보가 낫다는 평이 우세하다.
상황이 어찌 정리되든 이미 대선 정국에서 크게 열세에 놓인 국민의힘은 본격 선거운동에서도 썩 힘을 내지 못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의도한 대로 단일화 작업이 안 된다면 당심이 분열되고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