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 상환 후 재발행 이자 부담 속 1분기 실적 부진…오일뱅크 “최근 다른 회사 발행 증권보단 이자 낮아”

이번에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은 최근 상환한 신종자본증권을 대신해 현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3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2800억 원을 지난 1분기 상환했다. 만기가 30년이지만 5년마다 금리를 조정하는 스텝업 조항에 따라 2% 금리가 가산되기 때문에 새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수준이 상환된 신종자본증권에 견줘 높다. 기존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3.5%였지만 신규 발행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4.9%로 1.4%p 높다.
신규 발행 신종자본증권의 총액 3000억 원에 대한 이자로 약 147억 원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금리 수준으로 발행에 성공했으면 105억 원 정도가 필요한데 42억 원의 이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발행한 2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은 이자부담이 더 크다. 이자율이 5.028%에 달한다. 매년 125억 원 가량의 이자가 발생한다. 이는 3.5% 이율 적용했을 때인 87억 원보다 보다 42.8% 증가한 비용이다.
향후 HD현대오일뱅크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9월과 10월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1300억 원, 200억 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자율은 3.65%로 동일하게 적용됐다. 이들 신종발행증권도 5년마다 2% 이자율이 가산되기 때문에 상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를 대체할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에도 기존의 이자율을 적용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자율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가 크게 상승해서다. 2020년에는 금리 수준이 0%대였다. 2021년 11월 1%로 상향 조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2025년 2.75%까지 상승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신종발행증권 이자율도 상승했다”면서 “기존 남아있는 스텝업 조항에 따라 이자율이 오르더라도 신종발행증권의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투입되는 자본조달 비용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HD현대오일뱅크의 이자비용은 4085억 원으로 전년 3391억 원 대비 20.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인수 후 합병한 HD현대아로마틱스의 4486억 원의 부채를 떠안으면서 이자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약 3조 1285억 원 규모의 중질유분해설비(HPC)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재무 부담이 커져, 2021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부채비율이 200% 수준까지 치솟았다.
2022년 HPC 설비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지만 2021년 말부터 시작된 LNG 발전소 투자와 석유화학 불황으로 인한 성과 지연으로 부채비율은 2024년 말 236.0%, 2025년 1분기 말 244.8%까지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HD현대그룹은 핵심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재무통인 송명준 대표를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주영민 전 대표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 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한국신용평가 김문호 연구원은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HD현대아로마틱스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1450억 원 지출이 있었고, 흡수합병 과정에서 기존 차입금을 이관받았다”면서 “이 같은 영향으로 2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HD현대아로마틱스의 사업부분은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과잉 등의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이라 HD현대오일뱅크의 현금 창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송명준 대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스텝업 조항에 따라 이자율 상승으로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는 신종자본증권이 신용평가사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신종자본증권은 재무적으로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는 일정부분 부채로 판단한다.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보는 비율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신종자본증권은 부채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 HD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은 231%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을 일정 부분 부채로 인식하는 조정부채비율은 250%까지 20%p 가까이 치솟게 된다.
해당 지표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빠져 있어 현재의 조정부채비율은 더욱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스텝업 조항에 따라 9월과 10월 신종자본증권 이자율 상승이 예정돼 있어 조정부채비율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송명준 대표는 사업 운영에도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1분기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90% 축소됐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HD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실적은 업황 악화로 어느정도 예상이 된 바 있어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부정적인)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은 4%대로 최근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이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