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검사 7명 충원 통해 각종 수사 속도 낼지 관심…검찰, 서울중앙지검장·4차장검사 동반 사의 등 어수선
반면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장과 4차장검사가 동반 사의를 표명하며 ‘난파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경우 심우정 검찰총장도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검찰 해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공수처 검찰 출신들 합류 눈길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부장검사로 합류한 검사 출신들이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등을 지낸 나창수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와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출신인 김수환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가 합류했다. 두 사람 모두 검찰에서 굵직한 수사 경험이 많다. 나창수 변호사는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 등 공안·강력 사건 경험이 많고, 김수환 변호사는 강력·금융·조세·기업 범죄 수사 경험이 있다.
이 밖에도 평검사에 경찰 출신인 이정훈 변호사, 국회·감사원 근무 이력의 최정현 변호사, 드루킹 특검 수사관 경력을 지닌 포렌식 전문가 이언 변호사, 원성희 국군복지단 법무실장(소령) 등이 충원됐다. 이로써 공수처는 검사 정원 25명 가운데 21명을 채우게 됐다. 공수처는 “검사 결원 4명 충원도 상반기 중 인사위 심의를 거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공수처 합류가 늦어진 것은 윤 전 대통령의 의중 때문이다. 공수처는 2024년 9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을 임명 제청했으나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재가하지 않았다. 올해 1월에도 공수처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의 임명을 추가로 요청했으나 당시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응하지 않으면서 인력난에 시달렸다.
#굵직한 공수처 사건들 굴러갈까
수사 인력 부족으로 멈춰 섰던 공수처가 수사력 논란을 극복하며 ‘뜨거운 사건’들을 처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에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룸살롱 접대 의혹 고발 사건까지 공수처에 접수돼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하는 등 공수처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수사3부는 지 부장판사의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수사4부(차정현 부장검사)에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사건과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경찰 고위 간부 고발 건 등이 남아 있다.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도 배당돼 있다.
‘선택’의 영역이지만 비상계엄 내란 혐의 수사 이후 ‘공수처 확대’로 민주당이 힘을 실은 만큼 오동운 공수처장의 임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 처장 역시 한 달여 전 법률전문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재직 중인 공수처 검사가 12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외압이나 신분 불안의 문제 없이 뛰어난 인재들이 공수처에 헌신할 수 있도록 임기제한 폐지와 검사 정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수사기관의 장이 물러나는 것이 검찰이나 경찰 등에는 적용되지만 공수처는 예외가 되는 것 같다”며 “오 처장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오 처장에 대해서 민주당이 물러나라고 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빨리 뛰어내려야 하는 난파선 된 검찰?
반면 검찰은 대선을 10여 일 앞두고 ‘난파선’과 같은 분위기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직무 복귀 두 달여 만인 5월 20일 전격적으로 동반 사의를 표명했다. 두 검사 모두 ‘몸과 마음이 지쳤다’고 주변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심우정 검찰총장은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에 “검찰은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고 총장으로서 그렇게 일선을 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 내 실세라고 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정권이 바뀌기도 전에 그만두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윤석열) 정권하에 가장 신뢰를 받는 4차장검사 역시 함께 그만둔다는 것은 검찰의 칼잡이들이 숙청을 염두에 두고 미리 배에서 하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공소권 남용 의혹으로 탄핵소추 됐다가 헌재에서 기각 결정을 받은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퇴직 예정일은 21대 대통령 선거일 하루 전인 6월 2일로 알려졌는데, 민주당의 주도 아래 헌법재판소 탄핵소추까지 갔다가 기각 결정으로 돌아온 검사들이 모두 큰 문제 없이 옷을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징계 절차 등이 없는 만큼 법무부가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법조계는 이는 시작일 뿐 ‘심 총장도 물러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심 총장을 잘 아는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번에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심우정 총장도 사의를 표명할 것이고 후임이 임명됨과 동시에 검찰을 수사하는 곳과 기소하는 곳으로 나누려는 검찰 개혁이 시작되지 않겠느냐”며 “후임 총장의 역할은 검사들을 다독이며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것일 텐데 민주당과 가까운 법조인들 중 누군가 그 역할을 맡게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