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용역까지 진행했는데…시의원 “존치 결정은 혈세만 낭비된 주객전도 행정” 비판

하남시는 2023년부터 종합운동장 이전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후보지를 검토하는 한편 일부 공유재산 매각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하며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시 사업 추진에 앞서 시민 여론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시의회 등을 통해 제기됐고,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한 논의 역시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시는 이후 시민 설문조사와 함께 '종합운동장 이전 검토를 위한 민관협업 TF'를 구성하고, 총 5차례의 회의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TF 논의 결과 운동장 확충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전 자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려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지난 4월 열린 TF 5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현 부지를 존치하고, 별도 부지에 중장기적으로 신규 운동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이전 계획을 공식 철회하고, 존치를 포함한 체육 인프라 확충 방향을 정리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이번 결정은 체육 단체와 권역별 주민 대표 간의 논의와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투명한 행정과 시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민 모두가 만족할 시설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 최훈종 의원은 "이번 종합운동장 이전은 여론 수렴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끝에 백지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시민의 소중한 수억 원의 혈세와 소중한 행정력만 낭비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남시의 기반시설은 시민 모두의 것이지, 시장의 공약 실현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남시는 최근 발표를 통해 "교산 신도시 입주 시 50만 자족도시에 걸맞은 체육 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별도 용역 계획, 예산 편성, 입지 후보지 검토 일정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존치가 결정된 기존 종합운동장의 리모델링 계획이나 기능 보강 일정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종합운동장 이전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은 한때 중지됐다가 현재 재개를 준비 중인 상태"라며 "민관협업 TF 회의 결과를 반영해 방향성은 정해졌지만, 최종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용역 결과에 따른 후속 계획 역시 올해 안에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으로 특정 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의회 관계자는 "수년간 시가 직접 타당성을 주장하며 추진해온 사업이 구체적인 성과 없이 접힌 데 대해, 정책 일관성과 행정의 책임성이 모두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최훈종 시의원은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시민들의 목소리, 만족도, 이용도 등을 반드시 조사해야 하는데, 현재 하남시는 정반대다. 실행을 위해 예산을 먼저 투입하고 나서 여론을 조사하는 주객전도 행정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남시가 민관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운동장 이전 정책의 방향을 전환한 만큼, 이후 실행 전략과 예산 계획이 어떻게 수립될지 주목된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