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주거 문제 등 민생 정책 절실, ‘사회 통합’도 주요 과제로…과도한 복지정책 포퓰리즘 우려 목소리도

일요신문이 만난 청년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내란 세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비상계엄 가담자들에 대한 단죄가 이뤄져야 내란이 종식된다고 했다. 최 아무개 씨(36)는 “(이재명 정부가) 내란 종식에 힘썼으면 한다. 헌정을 무너뜨리려 했던 자들을 발본색원해야 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살고 있는 문 아무개 씨(30)는 “아직도 12월 3일(비상계엄이 터진 날)을 생각하면 두렵고 화가 난다. 윤석열 씨나 감옥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화도 나고 두렵기도 하다”며 “이번 정부가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과 달리 큰 잡음 없이 내란 세력을 정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씨는 이 대통령이 내란 극복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계엄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방 문민화·군 정보기관 개혁’ 등을 약속했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정보사령부 업무보고를 받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 양극화 극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변호사 양 아무개 씨(34)는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정치권에서 상대 정치세력과 비판적 언론을 상대로 고소·고발과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며 “정치의 문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나 아무개 씨(33)는 “정치권이 서로 적대시하고 합의나 타협을 못 하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는 것 같다. 서로 싸우고 막말하는 것 때문에 정치 뉴스를 보는 게 피곤하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보지만, 이재명 (당시) 대표와 민주당도 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 보복 관행 근절’ 공약에 대해서는 “필요한 공약이다. 다만 내란 청산과 정치 보복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 내란 청산은 정확하게 해야 한다”면서도 “내란 청산 명목으로 정치 보복을 하면 절대 안 된다. 그러면 내란 청산은 안 되고 정치 양극화는 더 심각해질 거다. 그런데 (정치 보복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 매번 그러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정태연 씨(20)는 좋은 정치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정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 씨는 “학교에서의 정치 교육도 있을 것이고, 실제 정치에 참여하는 경험도 있다. 그런데 교육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소년들이나 첫 투표를 하는 청년들이 투표할 때 (정치 관련) 경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지금 문제가 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혐오 성향이 섞이면서 정치를 그냥 혐오의 대상이나 웃음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느낌”이라며 “어떤 정치가 옳은지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교육을 하고 그렇게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김 아무개 씨(33)는 “결국 지금의 정치 문제와 민주주의와 헌정 위기는 낡은 헌법에 있는 것 같다”며 “국민 60%가 있는 여론조사도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고, 이런 여론이 있을 때 이재명 정부가 힘 있게 개헌을 밀어붙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적정 임기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르지만, 4년 연임제나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에 찬성한다. 주변 사람들도 어느 정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포퓰리즘 우려 목소리도
새 정부가 청년 취업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이들은 ‘그냥 쉬었다’는 청년이 늘어나는 현실이 두렵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기준 ‘그냥 쉬었다’고 답한 2030 청년들이 82만 명에 달했다.

자영업자 청년들은 폐업 위기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PC방을 운영하는 김 아무개 씨(31)는 “매출이 안 나와서 잠정 폐업 상태”라며 “코로나 때부터 장사를 시작했는데, (방역 정책으로) 영업 제한을 받았다. 영업을 안 하니까 단골들도 안 오게 됐다. 그로 인해서 매출이 쭉 빠졌다”며 “비상계엄 때는 단골들도 석 달 정도까지 쭉 안 왔다. 나중에 오셔서 국가적으로 그렇게 선포하니까 무서워서 집 밖에 나가는 게 꺼려지고, 소비 심리 같은 게 많이 위축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 대통령의 소상공인 채무 조정·탕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공약이 100% 진행될 거라고 (정치권이) 이야기는 안 하지만, 어쨌든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그런 정책을 약속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도 있었다. 한 청년은 “단순한 원룸 위주의 공급 확대를 넘어, 다양한 생활 방식이 가능한 주거 형태를 포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친구나 지인과 함께 사는 경우에도 월세를 지원하고, 빈집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고, ‘코 리빙(Co-living) 형태의 공동 주거 사업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 1인 가구 지원 정책은 혼자 사는 사람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정서적 안정이나 생활비 절감을 위해 친구와 함께 살고 싶은 사람도 많다. 이런 선택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주거 안정성과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양 씨는 신혼부부 지원 정책과 세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씨는 “안정된 주거를 확보하지 못해 자녀 계획을 기약 없이 미루고 있다. 신혼부부와 신생아가 있는 가정에 대한 실효성 있는 주거 정책이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씨는 “자산에 부과하는 세금에 비해 노동소득에 부과되는 세율이 지나치게 높다. 흙수저라도 열심히 일한다면 부자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주기를 바랐다.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 아무개 씨(33)는 “서울과 지역 격차로 지역 생활 여건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일자리 부족 등으로 청년들이 서울로 몰리는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지역에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에서 사는 이들도 다양한 삶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를 불신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이 대통령을 ‘부패한 포퓰리스트’라고 생각했다.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국가 재정건전성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주에 살고 있는 신 아무개 씨(31)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기 아무개 씨(37)는 사회 통합이 절실하다고 했다. 기 씨는 “대한민국은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져 단 한 번으로 다시 일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여러 해 동안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이재명 정부 때 티가 안 날 수도 있다. 당선 후 어떻게 정책을 펼칠지 모르겠지만, 금 모으기 운동처럼 시민들도 합심해야 정상화에 도움 될 거 같다”고 했다. 기 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대학생들과의 대화, 상인들과의 대화, 사업주들과의 대화, 20대와의 대화, 30대 직장인과의 대화, 자녀를 둔 부모와의 대화, 연금을 받는 어르신과의 대화 등 이재명 정부가 다양한 시민들의 소리를 듣고 대화를 통해 정책을 폈으면 한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