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아이피자산운용 지분 6.19%로 늘려…호실적에도 주가 부진하던 넥센 “주주환원 검토 중”

브이아이피자산운용 측은 넥센 지분을 모으는 이유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에서는 우호적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이 넥센을 상대로 주주 환원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5% 이상 지분을 모은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은 주총 안건으로 이사·감사의 선임, 해임, 보수 등 제안이 가능하다. 아울러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권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집중투표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
넥센이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주주환원책은 자사주 소각이다. 넥센은 현재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전체 발행 주식 가운데 9.5%를 자사주로 가지고 있는데 한번도 소각한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경영권을 쥔 최대주주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이 내세운 우호적 행동주의는 지분율을 앞세워 표대결을 통해 주주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유도한다. 기존의 행동주의 방식보다 다소 완화된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다.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이 과거 한라홀딩스 지분을 취득했을 때 “한라홀딩스는 탄탄한 자회사와 안정적인 자체 사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저평가 상태가 지속됐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한 주주 제안 등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통해 투자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넥센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 8000원대를 오르내리던 주가는 2020년 2900원대까까지 빠진 이후 5000원 이하에서 주가가 오르내렸다. 올해 5월부터는 변화가 있었다.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지주사에 대한 주가가 상승했다.
지주사인 넥센의 주가도 지난 5월 종가 기준 5290원으로 오르면서 5000원대를 돌파한 뒤 주가가 73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브아이피자산운용은 최근의 주가 상승에도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실제 넥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10일 종가 기준 0.29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1주당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1배 미만이면 순자산보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지표상으로 현재의 넥센 주가에서는 기업을 청산하면 주주들은 3배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넥센의 순자산(비지배지분 제외)은 1조 2877억 원 수준이다. 넥센의 지난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909억 원을 감안하면 순자산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액이다.
넥센의 실적이 지난 10년간 부진했던 것도 아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2015년 매출액 3061억 원, 영업이익 857억 원에서 2024년 매출액 3조 2143억 원, 영업이익 2096억 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은 10배 이상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2.4배 성장했다.
외형과 수익이 크게 늘어났지만 주가 흐름이 신통치 못하면서 경영진의 주가 부양 의지를 의심하는 시선도 나온다. 넥센은 강병중 회장과 그의 아들 강호찬 부회장이 20년 넘게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주주 환원 등 주가 부양책과 관련해 넥센 관계자는 “주주 환원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강병중 회장이 강호찬 부회장에게 넥센 지분을 넘긴다면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는 것이 유리하다. 지주사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에 따른 증여세 등 지분 확보 비용을 낮출 수 있어서다. 그동안 강호찬 부회장이 넥센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해 지배력을 형성한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 증여로 시작되기도 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법은 강병중 회장의 넥센타이어 주식을 넥센 주식으로 교환한 뒤 증여하는 방식이다. 이미 2012년 이 방법을 통해 강호찬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넥센타이어 주식을 넥센 주식으로 교환해 현재의 지배력을 확보한 바 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