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당권 주자들 “내란 옹호 국힘 척결” 압박…역풍 우려 속 정치적 해법 필요성 고개

민주당 대표 선거 후보자인 정청래 의원은 7월 21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위헌정당해산 심판청구는 사실상 시간문제다. 정해진 수순이다. 협치보다 내란세력 척결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수석당원이었던 윤석열 내란수괴 혐의자가 1심 판결에서 사형 또는 무기징역 선고가 나오면, 그리고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내란동조 혐의가 내란 특검 수사로 기소가 되고 재판이 시작되면 ‘국민의힘을 해체시키자’는 국민적 요구가 들끓을 것”이라고 했다.
당 대표를 놓고 정청래 의원과 겨루고 있는 박찬대 의원도 7월 22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체포를 막겠다고 관저 앞에 몰려든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특검에 의해 내란 선동 혐의로 정식 이첩됐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지도부가 내란 공범이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정당 차원의 내란 공범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이 헌법 질서를 파괴한 위헌 정당임이 명백해진다면, 정부에 위헌 정당 해산 절차 착수를 공식적으로,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6월 11일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내란·외환 행위로 파면되거나 형이 확정될 경우 정부(법무부)가 해당 정당의 해산 심판을 청구하도록 규정한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7월 17일 해산 결정을 받은 정당의 소속 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내놨다. 정청래 의원은 국회가 본회의 의결로 정부에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제안할 수 있는 취지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7월 16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법무부가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질의를 했다. 정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혐의가) 확정되면 잘 판단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107석 공중분해 가능성은
정당해산제도를 규정한 헌법 제8조 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고 규정한다. 정부가 이 조항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헌재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심의를 통해 해산 여부를 판단한다. 정당법 제40조는 해산된 정당과 유사한 정당 설립을 금지하도록 규정한다.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당시 헌재는 정당 해산 기준을 남겼다. 헌재는 ‘민주적기본질서’는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평등을 기본 원리로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라고 규정했다. 정당 활동 범위에 대해서는 정당에 속한 유력 정치인의 정당과 밀접하게 관련된 행위는 정당 활동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조직적·계획적인 폭력 수단 실현과 그 행위에 대한 옹호는 민주주의 이념에 정면으로 저촉된다고 했다. 정당이 해산되면 소속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는 게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성과를 낼 경우 국민의힘 해산 결정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 내란·외환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방해했다는 의혹 수사에 소규모 전담팀을 꾸렸다.

추경호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의결 방해 의혹을 받는다. 당시 원내대표를 맡고 있었던 추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 등으로 세 차례 변경했다. 이때 김상욱 의원(현 민주당)은 “의원들이 못 들어가게 (지도부가) 계속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검팀은 추경호 의원이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후 의총장을 두 차례 변경한 대목을 수사하고 있다.
정태호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로 확인될 경우) 요건을 충족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반민주적인 사고와 계획을 가지고 (비상계엄을) 하려고 했던 시도였다. (국민의힘은) 확실한 결별 의지를 보여줘야 했다. 그런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끌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통진당의 경우에도 이석기 의원을 쳐내지 못한 것을 문제 삼았다. 사유로 보면 국민의힘이 (통진당보다)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해법 목소리도
국민의힘 해산 부작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통진당 때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진당 해산 찬성 여론은 60%대였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통진당 지지율은 2~3%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통진당 해산은 이념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평이다. 국민의힘은 19%(한국갤럽)~27%(리얼미터)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소 840만 명의 유권자가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국민의힘 정당 해산은 계엄 옹호론자 등 반민주적 시각을 가진 유권자의 극단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당해산제도 철학인 ‘방어적 민주주의’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시작된 방어적 민주주의는 나치즘 등 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정치적 집단을 막기 위해 국가가 정당 해산이라는 예외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정태호 교수는 “(정당해산제도의) 목적은 민주적 기본 질서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해산은) 제도의 취지에는 맞다. 문제는 그것이 꼭 바람직하냐는 것이다. 해산시키더라도 그 정당이 표방했던 이념 등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현 체제 자체를 부정할 수도 있다. 20%의 지지자들이 여전히 있다. 국민의힘이 강제로 해산될 때 오히려 그 사람들은 현 질서를 통째로 뒤엎어야 한다는 생각을 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통진당 해산 때 의원직 상실을 경험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7월 22일 KBC ‘여의도초대석’에서 “20~30% 이상 되는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정당을 헌법재판소가 쉽게 해산 결정하는 것 기대하기 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해산이) 된다 하더라도 지금 아직까지 반성하지 않는 내란 세력들이 얼마든지 다시 또 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김 상임대표는 “그 정당이 더 이상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효용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국민들께서 표로 심판을 해 주실 것”이라며 “지금 특검에서 벌이고 있는 여러 수사 상황 그리고 이후에 사법적 처리들을 보면서 국민들께서 엄정하게 정치적 심판을 내려주시지 않을까. 아무리 늦어도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그 결론이 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적 역풍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찬대 의원의 내란범 배출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 중단을 골자로 한 ‘내란특별법’은 그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위헌적이나 해산되지 않은 정당’의 국고보조금을 박탈하는 독일을 모방한 법이다. 최근 독일은 정당 해산보다 이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정당 해산을 하지 않더라도 보조금을 제한해 위헌적인 정당을 제재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