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무이자 대출 혜택은 ‘분양가’에 포함된 비용…부동산 본질 가치보다 화려한 조건에 속지 말아야

부동산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공짜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마케팅 심리를 활용한다. 주로 계약자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물건을 추첨을 통해 공짜로 주는 경품이 그것이다. 경품으로 외제 승용차, 호텔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 금반지 등을 내건다. 경품 공세는 비인기 지역 아파트에서 미분양 털어내기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알아두어야 할 것은 분양 사업장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경품은 공짜가 아니라 분양가에 포함된 마케팅 비용이라는 점이다.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분양을 받는 소비자 몫이지만 건설사는 마치 공짜인 것처럼 생색을 낸다.
요즘 분양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 역시 공짜의 함정이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에 따른 금융 비용은 대체로 분양가의 3~5%를 차지한다. 이 대출을 적용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미적용하는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올라갈 게 뻔하다. 그러나 무이자 유혹은 강력해서 공짜에 초점이 맞춰지면 분양가를 따지는 감각은 무뎌진다. 더욱이 분양가가 낮은 아파트일수록 일반 소비자들은 대출이자를 얹어 분양가를 책정해도 큰 차이를 못 느낀다. 이러다 보니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서울 강남의 고가 주택보다는 미분양 홍역을 앓고 있는 지방과 수도권 외곽의 저가 아파트에서 많이 이뤄진다.
그러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메커니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분양 계약자 명의로 중도금을 빌리고 이자만 건설사가 대납해주는 구조다. 따라서 아파트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받았다가 시공사가 부도나면 무이자 혜택도 끝난다. 부도에 따른 공사 중단 이후에 발생하는 이자는 분양 계약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금력이 튼튼하지 않은 건설업체가 제공하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만 보고 덜컥 계약하는 것은 재고해봐야 한다.
요즘 분양형 호텔이나 분양상가에 노후자금을 넣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노년층이 적지 않다. 일부는 중도금 무이자에 확정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믿고 계약을 한 경우가 흔하다. 수익에 대한 맹신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수익을 보장하는 시행사가 믿을 만한지, 자금력이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시행사가 부도가 나면 수익 지급 보증서는 휴지조각이 된다. 아무리 굳은 약속도 호주머니가 비면 언제든지 물거품이 될 수 있으니 스스로 방어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끔은 합리적 상상력도 필요하다. 나중에 자금이 필요할 때 되팔 수 있는지, 그것을 팔아줄 공인중개사가 있는지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중국의 고사성어 ‘화이부실(華而不實)’을 기억하는가? 꽃은 화려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뜻으로,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분양 조건이 파격적일수록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물건이 안 좋을수록 포장은 화려한 법이다. 지금도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들이 넘쳐난다. 숱한 주의보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상술에 걸려든다. 화려한 개발 청사진을 그대로 듣지 말고 실현 가능성을 체크하고 상품과 입지 경쟁력을 보고 결정하라. 분양 조건보다도 해당 부동산의 본질적인 가치를 보고 판단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겉만 번지르르한 포장에 속지 마라.
박원갑 박사는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부동산학 석사,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를 받았다. 한국경제TV의 ‘올해의 부동산 전문가 대상’(2007), 한경닷컴의 ‘올해의 칼럼리스트’(2011)를 수상했다. 현재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책 자문위원이다. 저서로는 ‘부동산 미래쇼크’,‘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등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