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이냐 걸림돌이냐’ 의견 분분…제도 변화보다 외부 요인이 더 중요하단 분석도

정부의 배당소득세의 한시적(3년간) 분리과세 방안도 여당 내에서 제동이 걸렸다. 김현정 의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을 정부안인 35%가 아니라 종전 논의되던 25%로 조정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 국회 의석수가 과반을 크게 넘지만 의원들의 의견이 갈린다면 법 개정이 이뤄지기 어렵다. 다만 배당소득세에 대해서는 정부안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
정부와 여당의 의지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큰 상법 개정에도 재계는 제동을 걸고 있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에 이어 집중투표제와 일명 3%룰(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 등은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재계는 배임죄 법령 손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회사뿐 아니라 주주에까지 충실하도록 상법이 바뀌면서 배임의 대상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는 만큼 적용 기준을 확실히 하고 처벌 수준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죄는 액수가 50억 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될 수 있다. 금액 기준이 35년 전에 정해져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것이 재계의 주장이다. 배임죄 기준은 모호한데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처벌까지 가혹한 상태가 유지되면 이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어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논리다.
노란봉투법은 재계가 가장 집중하는 법안이다. 회사 측의 협상 대상을 협력업체로 확장하고 노조가 쟁의에 돌입할 수 있는 조건도 경영판단사항까지 넓히는 내용이다. 또 회사가 노조와 조합원에게 파업 등 단체행동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노조가 단체행동권을 남용하고 경영권을 침해하더라도 회사 측이 아무런 제동을 걸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주장이다. 재계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 기업들이 떠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도록 만들 것이란 논리까지 펼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같은 주한외국기업단체까지 재계에 동조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주식시장은 이 같은 제도 변화보다는 대외변수에 더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높아지면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춰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를 약화시키고 있다. 세제 개편 때에도 코스피를 순매수하던 외국인들이 미국 PPI 발표 이후 순매도로 전환한 것은 그 반증이다.
설상가상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방산 관련주와 원전 관련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원전 수주 관련 불평등 계약 논란 등으로 기세가 꺾였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인공지능 거품 우려를 제기하고, AI생성형 프로젝트의 약 95%가 재무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MIT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에까지 충격이 미치고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