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특검, 국민의힘 의원 10여 명 영장 청구 예고…의혹 사실 땐 위헌정당 해산 심판 대상 될 수도

국민의힘은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을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다만 권 의원은 남아서 투표에 참여, 본인의 체포동의안 투표지에 찬성을 의미하는 ‘가’를 적어 투표함에 넣었다.
앞서 권 의원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8월 28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날 조사에서) 당당히 해명했고 공여자들과의 대질조사까지 요청했다. 그러나 특검은 충분한 자료 검토도, 대질신문도 생략한 채 ‘묻지마 구속영장’을 졸속 청구했다”며 “실로 부당한 정치 표적수사다. 그럼에도 나는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9월 11일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선 신상발언에서도 “특검이 저에 대해 제기한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며 “지금 특검이 손에 쥔 것은 공여자의 허위진술뿐이며, 그래서 특검은 인민재판을 위해 여론전에 나섰던 것이다”라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로 권성동 의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됐다. 김건희 특검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특검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로부터 교단 행사 지원 등의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씨는 2022년 2월 열린 통일교 행사 ‘한반도 평화서밋’에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참여하고,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정부의 예산과 조직, 인사 등을 통해 통일교의 각종 정책과 프로젝트를 지원해 달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권 의원은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도 휩싸인 상태다.
특검팀은 윤 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권 의원이 대선과 총선 등에서 통일교 측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교단 현안이나 교계 인사의 공직 천거 등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체포동의요구서에서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대한민국의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하며 사법질서를 교란한 사건의 모든 발단은 국회의원으로서 청렴의무를 위배한 피의자(권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체포동의요구서에는 권 의원 구속 필요성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도 적혀 있다. 특검은 “권 의원은 공범에 대한 수사가 개시됐을 때부터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폰으로 수사관계자들과 연락하는 등 각종 증거를 인멸했다”며 “자신의 하급자인 비서관을 통해 수사 중인 공범에게 몰래 접촉해 진술 등을 비롯한 수사 상황을 확인·공유 받으려고 시도한 사실까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도주 우려에 대해서는 “권 의원이 범행을 전면으로 부인하며 ‘야당 탄압 프레임’이라는 입장과 함께 사건 실체를 왜곡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등 자신의 정치 인생의 최대 위기라고 생각하는 상황”이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및 재판을 받을 시 중형 선고를 예상하고 도주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민주당 소속 법조계 관계자는 “통일교에서 권 의원에 돈을 전달했다는 것을 인증하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증거를 남겼다. 그런데도 권 의원은 윤 씨를 만난 사실 자체만 인정하고 1억 원을 받은 것은 부인하고 있다. 범행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사안의 엄중함을 생각하면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권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연 국민의힘의 송언석 원내대표는 가결 직전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이는 정치 특검과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잔치에 바치는 선물로 이해하겠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이 권 의원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당 자체에 미칠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통일교 자금이 권 의원 개인뿐만 아니라 당에도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향후 추가 수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한민국 헌법은 정치와 종교를 엄격히 분리하고 있다. 그런데 종교단체가 공당에 들어와 선거에 개입하고 국정을 농단하면 위헌정당으로 해산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특검 수사는 국민의힘을 거세게 옥죄고 있다. 권 의원 외에도 이른바 3특검 수사대상에 오른 국민의힘 의원은 추경호 나경원 윤상현 조지연 의원(내란특검) 윤한홍 김선교 의원(김건희 특검) 이철규 임종득 주진우 의원(채해병 특검) 등 10명이 넘는다.
내란 특검은 2024년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 표결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나섰다.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전화를 받았고, 이후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로 수차례 바꾼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가 핵심 인물이다.
특검은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던 의원들에 대해서도 수사협조요청서를 발송했다. 추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송언석 현 원내대표, 신동욱 최고위원, 김대식 김용태 김희정 임이자 정희용 조지연 의원 등 최소 9명의 의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용태 의원은 원내대표실에서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다.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로 현역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이 청구되면 국민의힘은 그때마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응해야 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현재 국회 의석 구조상 민주당 단독으로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11일 가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서 다시는 꿈도 못 꾸게 만드는 게 민주공화국의 본질적인 가치다. 그걸 어떻게 맞바꾸느냐. 그런 건 타협도 협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석열 김건희 구속기소 이후 특검의 수사초점은 상당부분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루된 야당 의원들이 많다. 특검이 연이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민의힘은 체포 정국에서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고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며 “더 큰 문제는 반격의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장외 투쟁에 나서겠다고 하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