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스타’ 화제성 불러 모아…‘퍼스트레이디’도 부흥 동참
미니시리즈 제작 편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K-드라마의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주중 미니시리즈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ENA ‘금쪽같은 내 스타’가 만든 열대성저기압이 tvN ‘신사장 프로젝트’를 타고 태풍으로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 MBN ‘퍼스트레이디’까지 새롭게 가세했다.

흥행작은 분명히 존재한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 10%를 넘긴 tvN 월화 드라마는 2016년작 ‘또! 오해영’(10.0%), 2018년작 ‘백일의 낭군님’(14.4%), 2019년작 ‘왕이 된 남자’(10.9%), 2022년작 ‘군검사 도베르만’(10.1%), 2024년작 ‘내 남편과 결혼해줘’(12.0%) 등이 있다. 특히 최근작인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엄청난 인기와 함께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tvN 월화 드라마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시작으로 2024년 한 해 동안 8편의 tvN 월화 드라마가 방송됐는데 꾸준히 4~5%대 시청률이 유지됐다.
올해에도 ‘원경’(6.6%)부터 좋은 흐름을 탄 tvN 월화 드라마는 ‘신사장 프로젝트’를 통해 태풍급 화제를 양산하고 있다. ‘신사장 프로젝트’는 9월 15일 방송된 첫 회부터 5.9%를 기록하더니 23일에 방송된 3회에선 8.0%까지 시청률을 끌어 올렸다. 4회에서 7.7%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주중과 주말 미니시리즈 가운데 ‘신사장 프로젝트’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는 tvN 토일 드라마 ‘폭군의 셰프’뿐이다. tvN이 ‘폭군의 셰프’ 흥행 열풍을 주중 미니시리즈 ‘신사장 프로젝트’로 확장해 나가는 분위기다.
‘신사장 프로젝트’는 제목처럼 ‘신사장’이 주도하는 드라마다. 치킨집 사장인 ‘신사장’(한석규 분)은 레전드 협상가 출신의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인물로 설정돼 있다. 그가 편법과 준법을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해 정의를 구현하는 ‘분쟁 해결 히어로 드라마’다.

3회 방송에선 신사장이 폭탄을 준비해 용단시장을 납치한 인질범 이상현(강승호 분)의 협상 대리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신사장의 활약으로 관계자들의 부패가 폭로됐지만 모든 상황이 종결된 뒤에는 인질범 이상현도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신사장은 이상현이 폭탄으로 사망한 것처럼 꾸민 뒤 이상현과 그의 모친이 한국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게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신사장의 오래된 마음의 상처가 드러난다. 과거 인질범에게 어린 아들을 잃은 아픔을 갖고 있었던 것. 이렇게 신사장의 비밀이 한 조각 한 조각 드러날 때마다 시청자들의 몰입도는 더욱 높아진다.
‘신사장 프로젝트’가 분쟁 해결 히어로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것처럼, 주인공 신사장은 히어로로 보일 만큼 어마어마한 협상력을 갖춘 인물이다. 너무 과장된 설정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신사장 역할을 맡은 배우가 한석규인 덕분에 이런 한계가 극복된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석규가 구축한 이미지가 신사장이라는 캐릭터의 밑그림이 돼주기 때문이다.

MBN 수목 미니시리즈 ‘퍼스트레이디’도 9월 24일 2.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중 미니시리즈 부흥에 동참했다. 요즘 방송가에선 첫 방송 2.2%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날 종합편성채널에서 ‘퍼스트레이디’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JTBC ‘뉴스룸’(3.7%)과 JTBC ‘한블리’(2.4%)뿐일 정도다.
‘퍼스트레이디’는 대통령에 당선된 남편이 장차 퍼스트레이디가 될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그렇다고 최근 정치적인 흐름에 편승하려 급조된 작품은 아니다. 김형완 작가가 무려 6년 동안 장고를 거쳐 집필한 대본으로 탄생한 드라마다.
이렇게 완성된 밀도 높은 서사는 권력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치적 장치들에 불안이 켜켜이 쌓인 가정사, 치밀한 심리 스릴러 등을 동시에 녹여내 극도의 몰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첫 회부터 대통령에 당선된 환희의 순간에 당선인 부인이 이혼을 요구당하는 역대급 ‘이혼선언 엔딩’이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줬다.
김은 프리랜서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