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1% 상승해 역대 정부 중 압도적 1위…‘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 vs ‘성장 없는 지수 상승’ 전망 엇갈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오천피(코스피 5000)’라는 목표에 도달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치 상황과 정책변동 등을 제외하고 봤을 때 3500선이 주요 저항대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업계에선 우선 4000에 코스피가 도달할 수 있는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코스피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도 순항 중이다. 한국갤럽 데일리오피니언 제634호에 따르면 제6공화국 출범 이후 대통령들이 기록한 취임 100일 차 국정수행 지지율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100일 차 기준 전직 대통령 노태우 씨는 57%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 지지를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83% 지지를 받았다. 1987년 이후 취임한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62% 지지를 받으며 역대 세 번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40% 지지율을 얻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1% 지지율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취임 100일 차 지지율을 기록했다. 임기 초반부터 발발한 ‘광우병 파동’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53%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차 지지율 58%를 기록한 것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이라는 정치적 혼란을 딛고 출범한 정부라는 점에서 국민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면서도 “정치 양극화 등에 따라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에 대한 비토기류도 여전히 높게 포착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라든지 코스피 상승폭 확대 등 경제적인 요인은 이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고 봤다.
제6공화국 출범 이후 대통령 취임 100일 차 코스피 등락률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00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약 22.81% 급등했다. 이 대통령 취임 전날 종가 기준 2698.97로 시작한 코스피는 100일 차 전날인 99일 차에 3314.53이었다.
취임 이후 100일 차 기준 노태우 정부 코스피 등락률은 11.1%였고, 김영삼 정부에선 12.98%가 올랐다. IMF 금융위기 이후 출범한 김대중 정부에선 경제적 구조조정 여파로 코스피가 38.53% 하락했다. 노무현 정부에선 3.89% 상승했고, 이명박 정부에선 7.88% 올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는 1.46%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코스피가 3.01% 올랐고,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 차엔 코스피가 3.61% 떨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가 부양 정책에 가장 큰 변수는 대주주 기준이었다. 주식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출 수 있다는 소식에 코스피가 한 차례 출렁였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주가 부양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차 기자회견서 “주식시장은 특히 심리로 움직인다”면서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게 정부의 경제 산업 정책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주주 기준 변경 때문에 (증시 활성화에) 장애가 발생할 정도라면 굳이 (대주주 기준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15일 열린 당정 협의서 “지난 7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서도 과세 정상화와 자본시장 활성화 필요성 사이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현행 유지 방침 가닥이 잡힌 뒤 코스피는 다시 날아올랐다. 여기에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지주사 주식에 대한 가치가 재고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증시 전문가는 “주가 상승이 경제 성장 씨앗이 되느냐, 성장 없는 주가 상승이 경제 위기 기폭제가 되느냐 등 같은 상승을 보고도 다른 분석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면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양적완화 기조가 개미 투자자를 끌어모으면서,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고 경제성장률이나 기업 실적 등은 후행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승 이후 조정 국면에서 하락폭이 크다면, ‘성장 없는 지수 상승’에 힘이 실릴 것”이라면서 “조정 국면에서 하락폭이 크지 않다면 정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18일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9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이재명 대통령 ETF 평가 이익은 1160만 원으로 26.4% 수익이 발생했다”면서 “주주 친화 정책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이재명 정부 국정 지지율과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은 순풍을 타고 있다”면서도 “다만 주가지수라는 키워드가 이재명 정부의 성과지표로 지나치게 부각되다 보면, 지지율과 주가지수가 동기화될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G20 국가를 전반적으로 살펴봐도, 대한민국 주가지수 상승률이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자본시장 가격은 통화정책과도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주가를 부양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는 논리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나라보다 상승폭이 클 때는 좋지만, 하락폭이 다른 나라보다 커진다면 개미 투자자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주가 상승엔 국가 경제의 실질적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주가지수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행보가 계속되면, ‘주식 대통령’의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주가가 오르는 것은 좋다”면서도 “주식이 오르는 것이 어떤 경제적 실적에 의한 것인지에는 의문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기업 실적이 올라 주가가 오르면 굉장히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이 계속 오른다면, 주가지수 상승에 따른 ‘정치적 효력’의 유통기한이 짧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