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지정 가능성 지역 상승세 뚜렷…“원하는 입지에 공급 부족” 정부 추가 대책 주목

이 같은 흐름은 실제 거래에서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19%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0.12%보다 0.07%포인트(p) 확대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은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세는 한강벨트 지역(한강변 지역)에서 뚜렷하다. 성동구가 0.59% 상승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마포구도 0.43%로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광진구와 송파구는 각각 0.35%씩 오름세를 보였고, 강동구와 용산구의 상승률도 0.31%, 0.28%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및 대단지·역세권 등 선호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상승 거래가 포착되면서 서울 전역의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도 “9·7 대책 발표후 일시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공급 대책의 경우 바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급 대책과 관련해 정부의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9·7 대책에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주택 공급을 확대해 가격 상승세를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았다. 크게 △정비사업 규제 완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민간 주택공급 여건 개선 등을 골자로 구성됐다. 정부는 향후 매년 27만 호씩, 2030년까지 총 135만 호를 착공할 계획을 밝혔다.
동시에 집값 안정화를 위한 대응책도 예고했다. 정부는 9·7 대책을 내놓으면서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은 국토부 장관이 토허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투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토부 장관의 토허구역 지정권한이 시·도 내인 경우 공공 개발 사업에만 한정돼 있었는데, 이번 대책을 통해 국토부 장관이 공공 개발 사업 외에도 토허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시·도지사에만 권한이 있었던 것을 확대한 것. 문제는 국토부 장관의 권한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있던 한강벨트 지역의 토허구역 지정 가능성이 열리면서 되레 수요를 자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매수 희망자가 많던 곳인데 토허구역으로 지정되기 전 집을 사야 한다는 수요가 강하게 몰려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다. 한강벨트의 한 지역이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성동구 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정부가 9·7 대책을 내놓은 이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문의는 꾸준했다”면서 “매도자가 우위인 시장이라 현 시점에서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 집을 매수하려고 문의하는 고객에게 매수를 적극적으로 권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매수를 희망하는 고객이 많아 하락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급 대책에 선호 지역이 많지 않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8년 이미 지정된 3기 신도시를 제외하면 실소유자들의 선호지역은 서울 서초구 서리풀(2만 호)과 과천(1만 호) 등 3만 호에 그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추가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현 위원은 “6·27 대책 이후 3~6개월가량 (아파트 매매가) 정체 구간이 유지될 것으로 봤는데 두 달밖에 약효가 지속되지 않았다”면서 “강남 재건축 문제라든가 비어있는 땅이 없는 서울 주요 지역에 어떻게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민감한 내용은 9·7 대책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관련 내용을 추가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개정 시기가 올해 연말이기 때문에 개정 이후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면 수요자들의 심리가 좀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