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30일 ‘대선개입 의혹’ 법사위 청문회에 불출석 통보, 여당은 “국민 기만 행태”…고발·현장검증 검토, 관례 깨고 국감장 앉혀 질의할 수도

사유서는 출석 의무가 있는 대상이 불출석할 경우 제출하는 형식인데, 조 대법원장의 출석 여부가 의무인지를 두고는 당사자와 민주당의 해석이 상충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을 법 위에 둔 행위이며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저버린 오만한 태도”라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에 제출한 불출석 의견서가 지난 5월 의견서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복사·붙여넣기’ 문서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토록 성의 없는 의견서 뒤에 숨어 또 어떠한 꿍꿍이를 감추고 있는지 정말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며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의견서 뒤에 숨어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청문회에 나와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법상 출석 의무를 다시 강조했다. 이들은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역시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의견을 밝힌 전례가 있다”며 “조 대법원장은 국회의 요구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미 대법원의 판결(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사건)은 종결된 사안으로 영향을 미칠 우려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청문회는 판결의 내용 자체가 아닌, 기록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조급한 판결과 그로 인한 대선 개입 의혹을 확인하는 자리”라며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안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적 대책과 책임자 문책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을 비롯해 박지원 서영교 장경태 이성윤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고발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법사위 차원에서 ’대법원 현장검증‘ 의결을 통해, 법사위원들이 직접 대법원을 방문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현장검증도 실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열리는 법사위 국정감사장에 조 대법원장을 기관증인으로 앉히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국회는 그동안 ‘사법부 존중’ 차원에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를 할 때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에 대해선 ‘인사말 후 이석’을 허용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 같은 관례를 깨고 조 대법원장을 국감장에 앉혀 질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감장에 앉게 되면 민주당이 △이 대통령 상고심 판결 관련된 심리 과정 △대법관 증원 등 민주당 주도의 사법제도 개편안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전 회동설 등에 대한 공세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직접적 사퇴 압박에도 나설 수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