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문건 받은 기억 없다’ 위증 인정

이날 첫 재판에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과 관련해 계엄행위가 위헌이라고 생각하느냐 합헌이라고 생각하느냐’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한 전 총리는 “제가 40년 가까운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시장경제, 그리고 국제적인 신용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발전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져왔던 사람”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계엄이라는 것은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봤을 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 전 총리 변호인단은 공소 사실에 대해 “위증 혐의와 관련해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서 계엄 관련 문건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한 부분을 위증했다는 것만 인정한다”며 “나머지 모든 공소사실은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서 계엄 선포 전·중·후에 요건을 갖추기 위한 여러 구체적 사실을 들어 기소했는데 그런 사정이 없거나,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비상계엄 선포문 폐기에 따른 공용서류 손상 등에 관해선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증 혐의 중에서도 ‘특별한 문건을 받은 적 없다’ ‘문건 주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부분에 관해선 “위증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재판장이 생년월일에 이어 직업을 묻자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냐는 질문에는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의 국가 및 헌법 수호 책무를 보좌하는 제1의 국가기관이지만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사전에 견제·통제할 수 있는 국무회의 부의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024년 12월 5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계엄선포 문건에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도 있다.
또 지난 2월 20일에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