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내년 어느 팀에서 뛸지 나도 잘 몰라”…김혜성 유일하게 가을야구 무대 경험

9월 27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마지막 시리즈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한 시즌을 치른 소회를 아쉬움이 많이 남는 듯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올 시즌 부상 없이 많은 경기에 뛰어서 정말 좋았다. 경기에 출전하면서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느꼈고, 부족한 점들은 비시즌 동안 잘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올 시즌 경기에 나서며 동료 선수들과의 유대 관계도 좋아진 것 같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던 터라 올해가 첫 시즌이나 마찬가지였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니 성적이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안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치고 싶지 않아 어떻게 해서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MLB 무대가 정말 만만치 않은 리그라는 걸 제대로 실감했다고 말한다.
“MLB라는 곳이 정말 큰 무대이고 누구나 뛰고 싶어 하는 무대다. 그런데 야구 실력만으로 버틸 수 있는 리그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물론 실력이 중요하지만 실력 외에 환경이라든지, 멘털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한 리그라는 걸 절감했다. 2024시즌을 마쳤을 때는 비시즌 동안 재활에 집중했는데 올해는 아픈 데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거라 한국에 돌아가면 더 많은 훈련을 통해 체력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4월 26경기에서 타율 0.324(102타수 33안타) 3홈런 16타점 17득점에 OPS 0.908을 올렸다. 특히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치른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정후를 분석하고 나온 상대 팀의 집중 견제로 5월 들어 타격감이 떨어졌고, 6월에는 25경기 타율 0.143(84타수 12안타)에 그치며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시즌 개막 후 줄곧 3번에 고정됐던 타순이 6월 이후 하위 타순으로 내려갔다. 7월 타율 0.278(79타수 22안타), 8월에는 타율 0.300(100타수 30안타)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회복했고, 9월 타율 0.315(73타수 23안타)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힘들어도) 운동장에서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로 인해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게 싫었다. 미국이 한국보다는 표현하는 데 조금 더 자유로운 편이다. 그래도 나는 참는 걸 택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표현해야 할 때는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 덕분에 그 안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이정후는 MLB 풀타임을 치르며 KBO리그와의 차이를 ‘파워’로 꼽았다.
“단순히 힘의 차이를 느꼈다기보다 경기를 치를수록 피로감이나 근육 손실 등 그런 점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비시즌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많이 할 계획이다. 일단 몸이 잘 만들어져 있어야 좋은 기술이 나온다는 걸 깨달았다. 타격감이 조금씩 떨어질 때 보면 힘이 빠지면서 스윙이 안 나온다는 생각에 오버 스윙을 하게 되더라. 좋지 않은 메커니즘으로 스윙할 때가 많았다.”
9월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정후는 공항 인터뷰를 통해 “내일부터 바로 개인 훈련을 시작한다”며 “그 훈련 때문에 시즌이 끝나자마자 바로 귀국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고민이 많았던 탬파베이는 팀 내 최고 연봉 선수인 김하성을 비용 절감을 위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떠나보냈다.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9월 이적 후 타율 0.253(87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으로 반등했고, 주전 유격수로서의 존재감도 드러냈다.
9월 29일 애틀랜타의 홈구장인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김하성은 “시즌이 이렇게 마무리되는 게 아쉽다”면서 “조금 더 경기를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좋았던 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마지막 한 달을 부상 없이 뛰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어깨 수술 후 뒤늦게 합류했고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 내가 잘하는 플레이를 못했던 점들이 많이 아쉽다. 하루하루가 고비인 날도 많았는데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라운드에서 다시 뛰는 상상과 기대감을 갖고 버텼다.”
김하성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그 팀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경기에 자주 못 나갔고, 부상으로 빠진 적도 많았는데 구단에서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해줬다. 그 덕분에 애틀랜타로 이적 후 부상 없이 경기에 나갔다고 생각한다. 브레이브스는 정말 좋은 팀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야구를 할 수 있었다.”
김하성에게 MLB 진출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점을 더 준비해서 미국에 올 것 같느냐고 물었다. 김하성은 “전체적인 방향성을 바꿀 것 같다”라고 답한다.
“리그 수준이 엄청나다. 안타나 홈런을 만들어내기가 정말 어렵다. 미국 진출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곳 야구 수준에 맞는 스윙을 준비했을 것 같다. 올 시즌에는 유독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거나 시프트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MLB에서는 땅볼로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땅볼을 쳐서 시프트를 뚫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약 미국에 오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MLB에 맞는 스윙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김하성은 2026시즌을 앞두고 선수 옵션과 옵트 아웃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만약 김하성이 선수 옵션을 선택할 경우 2026시즌 애틀랜타 소속으로 뛰고 연봉 1600만 달러(약 224억 원)를 받는다. 그러나 김하성이 옵트 아웃을 실행하면 FA 시장으로 나간다. 과연 김하성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내년 시즌 어떤 팀에서 뛰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그건 에이전트(스캇 보라스)의 몫이다. 하지만 이 팀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고 이 팀에서 계속 뛰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LA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08억 원)에 계약했던 김혜성은 올 시즌 71경기에 나서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19득점 OPS 0.699의 성적을 냈다. 시즌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작한 김혜성에게 올 시즌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5월 초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전반기까지만 해도 48경기 타율 0.339(112타수 38안타) 2홈런 13타점 11도루 17득점에 OPS 0.842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그러다 왼쪽 어깨 점액낭염 진단을 받고 7월 3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후 좀처럼 빅리그 로스터에 복귀하지 못했다. 9월 2일 김혜성은 마침내 빅리그로 복귀했지만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고,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나서며 9월에 치른 13경기에서 타율 0.130(23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진출한 LA 다저스가 과연 김혜성을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는데 김혜성은 MLB 데뷔 첫해부터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 1, 2차전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김혜성 관련해 수비와 주루는 뛰어나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 공을 쫓아가고 콘택트가 적다고 지적한 바 있다. 타자로서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김혜성은 “당연한 말씀”이라고 받아들였다. 9월 20일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혜성은 취재진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성장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게 아닌가. 아무리 잘 치는 타자도 성장은 필요하다. 3할 4푼을 쳐도 3할 5푼 치고 싶은 게 타자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내게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건 당연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상처를 받기보다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혜성은 시즌 초반에 비해 타격폼의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도 솔직한 의견을 나타냈다.
“부상이 오면서 몸의 변화가 생겼다. 부상 전의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이전에 해왔던 연습 방법을 똑같이 하고 있다. 주위에선 출전 기회가 너무 적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지금 팀이 중요한 상황이고, 이 팀에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는 선수를 기용하는 게 낫기 때문에 내가 나가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나로선 꾸준히 준비하면서 기다릴 뿐이다. 이런 경험들도 야구 인생에 있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MLB 데뷔 해에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혜성에게 올 시즌은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안겨준 해일 것이다. 올해 빅리그에서 뛴 한국인 선수들 중 유일하게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 만큼 김혜성의 야구 스펙트럼은 다양한 색깔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