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묵묵부답에 3차 국감 시사…“삼권분립 위반” 지적에 “대법원이 자초” 목소리도

앞서 민주당은 ‘조희대 청문회’를 실시했지만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하면서 성과 없이 끝나자, 국감을 벼르고 있었다. 민주당은 10월 13일 국회에서의 국감에 이어 15일에는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또한 여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감장에 남아있도록 해 파장을 일으켰다. 국회는 그동안 ‘사법부 존중’ 차원에서 대법원 국감을 할 때 대법원장에 대해 ‘인사말 후 이석’을 허용해 왔다. 이번 국감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등이 조 대법원장 이석을 요청했으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허용하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삼권분립 체제를 갖는 법치국가에서 재판 상황에 대해 법관을 감사 청문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기 어렵다”며 “어떤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이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게 위축되고 외부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에게 참고인 신분이라며 국감장에 남아 의원 질의를 듣도록 했다. 서영교 의원의 “윤석열과 만났고 윤석열로부터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묻고 싶다”는 질의나, 박균택 의원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만난 적 있냐” 등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조 대법원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자리에 있는 상태에서 여야 의원 7명에 질의를 들었고, 국감 시작 1시간 30분 뒤 추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한 뒤에야 국감장을 떠날 수 있었다.

곽규택 의원은 “이 대통령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사건은 재판이 중지돼 있지만 엄연히 진행 중인 사건”이라며 “민주당이 아무리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를 열심히 하려 해도 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권 안팎에서도 민주당 강경파의 ‘조희대 때리기’에 대한 신중론이 흘러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사법개혁은 국민들 요구가 반영된 시대적 과제다. 대법관 증원이나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 등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단계를 밟아 가면 된다”며 “조 대법원장 개인을 상대로 여당이 계속 공세를 펴면 이재명 대통령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악감정에 따른 보복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럼 사법개혁의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에 입문하고 대통령까지 오를 수 있었느냐. 민주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때리면서 정치적 몸집이 커진 것”이라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조 대법원장을 공격하면 민주당이 역풍을 맞는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도 대통령을 만들려는 계획이냐”고 반문했다.
사법부를 향한 여권의 일방통행은 지지율 악재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긍정평가는 내려가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0월 13~14일 이틀간 ARS 조사 방식으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51.3%, 부정평가는 43.8%로 나타났다. 8월 27~28일 조사 이후 4회 조사 연속 긍정평가가 낮아지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은 42.3%, 국민의힘은 32.2%로 두 정당 간 격차가 10.1%포인트를 보였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공개에 대해 “민주당 입장은 현재로서는 (조국혁신당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대법원에 대한 세 번째 국감을 시사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16일 대법원 추가 국감과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법사위 소속 박지원 의원도 “대법원은 시종일관 (자료) 공개·제출은 안 하고 거짓말만 해서 도저히 신뢰성이 가는 감사 태도가 아니었다”며 “다시 한 번 감사를 하자는 것으로 (법사위원들) 의견을 집약했다”고 밝혔다.

‘대법관과 연구관이 언제부터 기록을 검토하기 시작했는지, 어떤 형태로 읽었는지’에 대한 사법부 해명은 계속 바뀌었다. 국감에서는 “3월 28일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직후 스캔된 전자기록을 대법관들이 읽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법관들이 불법기록을 읽은 것이기 때문에 파기환송 절차 차제가 무효라는 주장이 나온다. 법사위 소속 전현희 최고위원은 10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모든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문서는 종이문서다. 형사사건의 경우 증거능력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 10월부터 전자문서가 합법성과 증명력이 인정됐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의 재판 선고일인 2025년 5월 1일은 형사 전자기록은 불법이고, 종이기록만 합법적인 문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법원은 2025년 3월 28일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직후 스캔된 전자기록을 대법관들이 읽었다 주장하는데, 그 사실 여부를 떠나 사실상 합법성이 인정되지 않은 불법기록을 대법원이 읽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사실상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전자기록을 읽었거나, 또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읽지 않았다 해도 문제고, 만약 이 기록을 읽고 대법관들이 판결을 했다면 그 또한 위법수집 증거배제 원칙 위배로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대법원도 종이로 된 기록만 합법이고 전자기록은 보충적인 수단이라고 인정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10월 15일 국감에서 “이 사건의 효력이 있는 원본, 형사사건에서 기록은 종이기록이다. (전자기록은) 법적인 효력이 부여되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편의적 보조적인 부수적인 장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종이기록의 행방에 대해 담당 실무자도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사법부는 사회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하는데, 석연치 않은 의혹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그렇다면 입법부에서 견제를 하고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법개혁을 입법 절차에 맞춰 진행해나가면 된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